(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부실 급식' 논란에 군 관계자가 내놓은 말이다. 국방부 장관이 직접 나서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지난달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부실 급식 논란이 불거지자 군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지금이라도 문제점이 파악돼 다행"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배식 실패'가 원인으로 지목됐던 만큼, 관리만 철저히 한다면 군 자체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엿보이기도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긴급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격리장병 급식 문제 해결을 위해 '배식 시 간부 입회'·'주요메뉴 10~20g 증량'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부실 급식과 관련된 제보는 계속 이어졌고, 정치권 등에선 군인 급식비가 너무 낮게 책정돼 있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군은 8790원 가량의 군인 하루 급식비를 내년엔 1만500원으로 올리는 대책을 추가로 내놨다.
아울러 당장의 부실 급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부대별로 필요한 식자재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자율운영부식비 운영범위를 200원에서 300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10~20g 증량이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라는 비판에 '주요메뉴 10% 증량'을 새롭게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예하부대에서 병사들이 폭로한 급식 사진엔 이러한 개선점이 전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제보된 부실 급식 폭로는 총 11건이다. 댓글을 통해 올라온 부실 급식 사진까지 합치면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상황 속 군 안팎에선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국방부가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 예하부대에 지시사항이 잘 정착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일각선 전시 등 긴박한 상황에 대비해 지휘전달체계가 가장 잘 갖춰져 있어야 할 군에서 한 달 넘게 똑같은 문제가 거듭되고 있는 건 치명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국방부 직할부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도 부실 급식 문제가 발생하자 국방부는 계룡대 지역 21개 부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격리병사 급양실태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할 계획을 내놨다.
서 장관이 "감사결과에 따라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 속 제대로 된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예하부대 간부들이 지침이행에 나설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군에선 불량 피복류 납품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 수년 간 병사들에 지급된 활동복(운동복)·베레모 등 피복류 수십만 벌이 불량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민간업체가 군에 납품한 불량 피복류는 Δ봄·가을 활동복 19만5000여벌(약 78억원) Δ여름 활동복 30만8000여벌(약 87억원) Δ베레모 30만6000여개(약 17억원) 등 계약 규모상으로 총 182억원어치로 파악된다.
휴가에서 복귀한 장병들이 화장실도 없는 열악한 격리시설에서 생활했던 점도 문제가 됐던 가운데 피복류와 관련한 문제까지 적발되자 군을 향한 여론은 싸늘해져만 가고 있다.
연이은 논란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도를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하는 군의 입장에선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군대"라는 오명이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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