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탑승하기 전 환송나완 관계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한국시각으로 23일 밤 늦게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오후 7시35분쯤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올라 한국으로 출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후 워싱턴 D.C.에 도착한 뒤 20일부터 빽빽한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안보 중심의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백신과 반도체 등 기술·경제협력은 물론 기후변화에 이르는 글로벌 동맹으로 확장한 점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안보 동맹에서 백신 파트너십으로 확장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과학자, 전문가, 정부 공무원으로 구성된 고위급 전문가 그룹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도 발족시키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퍼실리티’ 등 세계 국가들에 대한 백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협력키로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미국의 백신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 한국을 백신생산 허브 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는 지난 2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액을 국내에서 완제 충전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노바백스, SK바이오사이언스, 보건복지부는 차세대 백신 등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3건의 한·미 기업, 정부의 MOU체결이 성사됐다.


이밖에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는 55만명의 한국군에게 완전한 백신 접종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국 ‘반도체·배터리’ 세계최고 각인… 첨단 분야 공급망 확보 협력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에 대한 공급망 회복력 향상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첨단 제조 및 공급망과 관련한 협력을 이행하고 점검하기 위해 한미 공급망 태스크포스(TF) 구축 등도 모색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사진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 /사진=추상철 기자
한·미 상호 투자도 성사됐다. 삼성전자·SK·LG·현대차는 지난 21일 오전 미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4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구축에 총 170억 달러,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10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 설립 계획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은 합작·단독투자를 통해 1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인프라 확충 등에 74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퀄컴, 듀폰 등 미국 주요 기업들도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나 우리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이렇게 힘을 모은다면 미국 기업들은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한국 기업들은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면서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해법 논의… 판문점 선언 재확인
전통 외교 분야에서는 한·미가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 기초해 북한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점을 재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도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 표현 대신 CD(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을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에 놓고 해결하겠다는 뜻을 확인한 점도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문 대통령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을 굉장히 빠르게 재검토 마무리했다”며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국군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제한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을 42년 만에 종료키로 결정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인인 쿼드(Quad)와 대만·남중국해 문제를 공동성명에 담은 점은 부담이다.
‘한·미혈맹’ 강조한 두 정상… 한국전쟁 영웅 명예훈장 수여식 참석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굳건한 한·미동맹을 보여주는 행보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지난 20일 오전 한국전 참전 용사가 다수 안장된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며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한국전 참전 미군의 배지와 단추를 녹여 만든 무명용사들에 대한 기념패도 알링턴 국립묘지 전시실에 기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해 한국전 참전 용사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문 대통령은 21일에는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용사 랄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명예훈장은 미군에게 수여되는 최고 무공훈장으로 외국정상이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퍼켓 대령에게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워싱턴 D.C. 내셔널 몰 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진행된 ‘미(美)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95명과 미군 부대 배속 한국군(카투사) 7174명 등 총 4만3769명의 이름이 새겨진다.

문 대통령은 “그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에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었고 오늘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며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