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남양유업이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모든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넘길 예정이다. 대리점 갑질 논란을 비롯해 불가리스 사태까지 연이어 발생한 악재에 기업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면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어쩌다 이렇게 
남양유업은 고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설립한 회사다. 분유사업으로 토대를 다진 후 1990년대 디옥시리보핵산(DHA)가 함유된 아인슈타인 우유와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 등을 앞세워 대박을 터뜨렸고 국내 우유 시장점유율 2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창업주 2세인 홍원식 전 회장이 199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경영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은 2013년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하며 물량 밀어내기(강매) 갑질을 했다가 적발되면서 촉발됐다. 이후 아인슈타인 우유의 DHA 함량을 과대광고하고 타사에서 판매하는 커피믹스의 카제인나트륨이 유해성분인 것처럼 호도하는 등 비양심적인 마케팅으로 또다시 미운털이 박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는 등 부정적인 이슈로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는 남양유업을 침몰시키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지난달 13일 남양유업은 불가리스가 코로나19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무리한 홍보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이로 인해 지난달 30일 경찰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과욕이 부른 참사로 유통업계에 지속적으로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인 교체
27일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홍 전 회장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넘겼다. 매각가는 3107억2916만원이다.

홍 전 회장은 지난 4일 발효유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광범 대표이사는 홍 회장 사퇴 전날인 3일 임직원에게 메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경영 공석을 고려해 후임 선정 시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홍 회장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는 보직 해임됐다. 홍 상무는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를 시키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재연 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대주주인 홍 전 회장에게 요청한 지배구조 개선 관련 답변을 공개했다. 정 위원장은 "대주주 지분 구조까지 새로운 남양으로 출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