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 정부가 올가을 자국을 비롯한 일본·인도·호주 등 이른바 '쿼드' 국가들과의 대면 회의를 예고하면서 사실상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참여를 당부하고 나서 주목된다.
불과 10여일 전까지만 해도 "쿼드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던 미 정부 고위 인사가 "(쿼드 참여의) 문은 열려 있다"며 '180도' 달라진 태도를 취한 것이다.

해당 발언의 주인공은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다. 그는 2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올가을 쿼드 대면회의를 열고자 한다"며 "인프라 분야에 대한 참여가 좀 더 보편적 차원에서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인프라 분야란 중국 주도의 유라시아 광역경제권 구상 '일대일로'를 말한다. 중국 당국을 이를 위해 각국에서 항만·도로·철도 등 건설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쿼드를 역내 동맹국들과 함께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전략 실행의 구심점을 삼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 쿼드 조정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이 아시아 내 구축을 도운 '운영체제'가 중국의 부상에 따라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이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다른 나라, 즉 한국·일본·호주·유럽 국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역내외 민주주의 동맹국들을 규합하겠단 의지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미 정부가 이처럼 쿼드와 쿼드 외 국가들까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실행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배경엔 지난달 미일정상회담, 그리고 이달 한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실제 우리 정부는 그동안 쿼드의 '반(反)중국 색채' 때문에 거리두기를 해왔지만,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의제에 대해선 협력할 수 있다는 쪽으로 선회한 상황.
일례로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양국 공동성명엔 "한미는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우리 정부가 쿼드 가입 또는 협력 조건으로 Δ개방성과 Δ포용성 Δ투명성 등을 꼽아왔음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공동성명 내용은 '쿼드가 이미 협력 조건들 충족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

캠벨 조정관도 이날 간담회에서 "쿼드는 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상류층 모임이 아니다"면서 "여기에 참여해 우리와 협력하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문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미·한중관계에 대한 시선은 다시 우리나라가 '모두가 협력·참여할 수 있는 쿼드', 이른바 '쿼드 플러스'에 합류할 것인가로 옮겨갈 전망이다.

특히 캠벨 조정관이 이번 간담회에서 언급한 '쿼드 대면회의'는 정상회의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의 참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처음 열린 쿼드 정상회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고려해 화상으로 진행됐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캠벨 조정관 발언과 관련해 27일 "개방성·포용성·투명성 등 우리의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국익과 지역·글로벌 평화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이 가능하다"(최영삼 대변인)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