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시기를 두고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연대 움직임을 보이자, 이재명계 의원들은 각개 전투로 맞불을 놓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내부에서 "대선 경선 연기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의원총회 소집요구서와 함께 66명의 서명이 담긴 연판장이 당 지도부에 제출됐다.
연판장 논의 시작은 전날(17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출마선언식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근 의원은 "전날 정 전 총리의 출마 현장에서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고, 정 전 총리 측근 의원 또한 "대다수 의원이 같은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이재명계 의원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내며 비판의 수위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이 지사를 지원하는 양대조직으로 꼽히는 전국지지모임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은 조정식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연기론으로 인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급기야 연판장까지 등장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 경선연기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작금의 경선연기론은 대선 전략의 논의가 아니라, 후보 간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며 "한마디로 정략이고 건강한 논의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마치 실력행사 하듯이 연판장 돌리고, 지도부를 압박하는 것은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의원총회의 안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민주당을 어떻게 보겠나"라고 반문한 뒤 "원칙은 사라지고, 정글의 투쟁으로 전락한 민주당으로 비칠까 두렵다. 지도부는 오직 민심만을 바라보고, 이 논란과 내홍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엔 이재명계 핵심 정성호 의원이 "집권 여당에서 오직 특정인, 특정 계파의 이익만을 위해 당헌을 견강부회식으로 왜곡 해석해 경선을 연기하자며 의총 소집을 위한 연판장이나 돌리는 행태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대선에 실패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식으로, 탐욕적 이기심의 끝이 어딘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 지지 의원 모임인 '성공포럼' 공동대표를 맡은 민형배 의원도 가세했다.
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연기 논의 의총은 적법하지도 유효하지도 않다.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근거나 명분이 없고 게다가 의총 논의 대상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의총 개최 서명에 동참하신 66명 의원께 정중히 여쭌다. 경선연기가 정말 대선 승리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나"라며 "제가 보기에 경선연기 주장은 당을 위한 것도, 주권자 시민을 위한 것도 아니다. 특정 진영의 수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선, 4선 국회의원 경력을 가진 분들도 있다. 당 대표와 총리까지 지내셨다"며 "통 큰 정치, 원칙 있는 정치를 기대했는데 안타깝다"며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재명계 의원들의 공개 반발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양보론, 조직 차원의 대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경선연기론에 대해 논의했다.
민 의원은 "백 걸음 양보해, 의총에서 다양한 현안을 두고 의견을 나눌 수는 있다"면서도 "문제는 누구를 위한, 어떤 공공성에 도움을 주는 의총이냐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집단 대응에 대해선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지만,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순간 난장판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 내부에서 다투는 모습을 국민께 보이는 것 역시 옳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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