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철 기자,정재민 기자 = 여권의 주요 대권주자들이 2일 일제히 호남을 찾았다. 전국적으로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지역인 만큼 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아 "걸출한 정치인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체온과 정신을 느끼기 위해 기념관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방명록에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공정 성장하는 새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이라고 적었다. 서생의 문제의식, 상인의 현실감각의 조화는 과거 김 전 대통령이 강조하던 말이다.
이 지사는 전시관을 둘러본 후 기자들과 만나 "방명록에 쓴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제가 만들고자 하는 실용적인 민생 개혁과 공정하게 성장하는 나라와 잘 부합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악의 편이다' 라는 말도 이전부터 매우 좋아하는 말이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담벼락에 고함이라도 질러야 된다'는 말처럼 국민께서 나라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작은 실천이라도 한다면 국민을 위한 진정한 국민주권 국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김대중 기념관을 둘러본 후 전남 무안군으로 이동해 전남도청과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을 방문했다. 전남도청에서는 경기도·전라남도 상생발전 공동합의문 체결했다.
그는 전남도청에서 "호남은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개혁의 본진이었고 나라가 어려울 때 맨 앞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앞선 분들이 많았던 지역"이라며 "(저는)대학가서 잘먹고 잘살고자 영달을 꿈꾸던 청년이었는데 5·18 운동의 실상을 알고 삶을 통째로 바꾸게 한, 사회적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최근 단일화를 선언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이날 나란히 전남 광주시를 방문했다. 이들은 대학생과의 대화, 광주시민과 당원과의 대화에 연이어 참석해 민주당의 대선 승리 방안과 함께 광주발전 청사진에 대해 논의했다.
정 전 총리는 광주시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 후보 조건으로 적통성과 유능함, 도덕성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몰이에 주력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3명의 대통령이 모두 선택한 정치인은 정세균 하나뿐이다. 만약 정세균이 무능하다면 세 분의 대통령이 (저를) 썼겠느냐"면서 "한결같이 정세균을 기용해 문제를 해결한 걸 보면 정세균이 유능하다고 판단해도 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광주의 현안과 국가균형발전 비전을 강조했다. 광주 AI 특구, 아시아전통문화특구, 전남대학교 대학도시, 첨단 치과산업 등 광주를 중점에 둔 국가균형발전 방안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전남대학교 캠퍼스 내에 싱가포르와 홍콩 수준의 기업 세제 혜택을 제공해 기업을 유치하고 조선대학교는 치과대학과 첨단 치과산업 관련 기업을 연계시킨 치과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이라며 "광주과학기술원에 인공지능대학원을 개설하고 광주에 AI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광주를 찾았다. 광주 망월동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최 지사는 오종렬 열사의 묘역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최 지사는 "광주 민주항쟁은 광주혁명이고, 혁명의 기본 정신은 인간 존엄, 인간 존엄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광주에 왔다"며 "인간 존엄이 보장되는 제7공화국을 헌법에 꼭 넣고 광주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인간존엄의 국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어난 곳은 강원도이지만 지금까지 이어온 삶의 원천은 광주"라며 "어려운 분들이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광주 혁명의 정신, 광주와 전남에서 제2의 광주혁명을 만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대권주자들이 호남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이 당내 최대 표밭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7월 9~11일 당원·시민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11일에 발표한다. 예비경선에서 9명 중 최소 6위 안에 들어야 본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조사 방법은 여론조사 50%와 권리당원 50%를 반영해 결정한다.
민주당은 현재 약 80만명에 이르는 권리당원의 지역별 분포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전라 남·북도를 합치면 약 20만~2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가 본선을 거쳐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른 주자들 역시 호남 지역을 살필 수밖에 없다. 전남지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는 그동안 호남 지역을 가장 많이 방문한 후보다. 박용진 의원 역시 최근 전북 전주와 광주를 연이어 방문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의 당원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호남은 민주당의 정신적 근거지"이라며 "어떠한 후보도 호남을 등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호남에 대한 표심 잡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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