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역 장성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야 말로 말문이 막힌다.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 A준장은 지난달 29일 2차 회식자리로 간 노래방에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국방부는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특별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었다. 신고를 떠나 군 스스로 '자중'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는 기간이었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치고 만 것이다.
군은 그동안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을 수사·조사하는 과정에서 "제 식구 감싸기"라거나 "국민 눈높이에 맞게 처리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국방부 검찰단이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친정집에 오는 마음이 좋지 않다"는 인사말이 오가고, 군사경찰의 최고위 기관인 국방부조사본부는 수사 개시 후 20일 넘게 공군 군사경찰에 대한 형사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故) 이모 중사 유족들이 "국방부의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자 공군 군사경찰 관계자들이 피의자로 입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방부 검찰단은 이 중사 성추행 사건 관련 부실수사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준장)에 대해선 소환조사는커녕 휴대폰 하나조차 아직 들여다보지 못한 상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 중사 사건 수사에 대한 불신이 제기될 때마다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군의 자정 의지와 능력을 믿어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국방부 직할부대에서 성범죄가 발생하면서 서 장관도 그 '지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직접 관리하는 부대에서도 장관 말을 듣지 않는데, 다른 곳은 오죽하겠느냐"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휴가 복귀 후 2주간 격리되고 있는 군 장병들에게도 면목 없는 일이긴 마찬가지다. 방역에 취약한 노래방을 다녀온 A준장이지만 성추행 사건이 없었다면 '격리 없이' 정상 출근해 부대를 지휘했을 테니 말이다.
서 장관은 7일 주재한 올 전반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A준장 건에 대해 "우리 군의 자정능력을 의심받는 건 대단히 부끄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그 누구라도 군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행위에 대해선 엄벌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번엔 '빈 말'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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