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불발 기류가 짙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계기 방일(訪日)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 조건을 '한일 정상회담과 그 성과'라고 명확히 밝히고 사실상 일본과의 공개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달 말까지 "방일 가능성이 열려있기는 하지만 관련 논의는 전혀 없다"고 언급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외교적 예우를 갖추겠다는) 언급이 있었던 만큼 일본 정부의 공식 제안만 있다면 한일 실무접촉을 통해 방일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가 총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에 맞춰 일본을 방문한다면 외교적으로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림픽 손님' 자격으로 방일할 경우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당연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앞서 청와대가 제시한 '조건부 방일'에 대해 일본 측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답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됐다.
청와대는 지난 7일 문 대통령의 방일 조건을 명확히 밝히고 일본 정부에 공을 넘긴 바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회담과 그 성과가 예견된다면 (방일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또한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해 "일본 정부가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우리 측에 '이런 의제로 정상회담을 하자'고 답을 주는 게 맞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이는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막식(7월23일)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부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문제는 일본의 태도다. 스가 총리는 8일 '문 대통령 방일 시 한일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냐'는 물음에는 "개막식에 한국 측 참석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그는 여기에 현재 한국과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일한(한일) 양국의 현안 해결을 위해선 한국이 책임을 갖고 대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당시 한일정상회담이 불발됐을 때에도 우리 측으로 책임의 화살을 돌렸었다. 그는 당시 G7 회의를 동행 취재한 일본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위안부 문제를 겨냥해 "한국 측의 움직임 때문에 한일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일본 측의 공식 제안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일단 임기 말 대일(對日)성과를 내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찾아줬던 것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라도 올림픽 계기 방일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일본 측의 대답이 없다면 문 대통령의 방일을 무리해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금부터 2주간 기류는 계속 변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일본 정부만 '품격있는 외교'를 한다면 양국 정상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데다 양국 거리 또한 가까워 임박해서도 준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일부 한일 언론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7월23일부터 1박2일간의 방일 일정 조율설'에 대해 "정상회담과 그 성과가 예견된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일본 측에서 온 실무접촉 제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 간 첫 정상회담이다. 2019년 12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이뤄지는 한일정상회담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스가 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전화회담을 했고 G7 회의 때 서로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회담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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