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의외의 사실 한 가지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선언이 내려진 이래, 국내 극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이뤄진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극장에서는 띄어앉기를 비롯한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관객수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2일부터 적용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극장 운영을 오후 10시까지 제한하는 수칙이 더해지며 '블랙 위도우'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여름 극장에도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 했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극장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4일간, 극장을 방문한 총 관객수에서 가시적인 하락세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12일(월)에는 12만5095명, 13일(화)에는 11만2253명, 14일(수)일에는 25만3734명, 15일(목)에는 17만 8809명이 극장을 찾았다. 한 주 전인 지난 5일(월)에는 9만3554명, 6일(화)에는 10만9643명, 7일(수)에는 25만6310명, 8일(목)에는 22만4747명의 관객이 들었는데 '블랙 위도우'의 개봉일인 7일, '랑종'의 개봉일인 14일의 총 관객수가 25만명대로 비슷한 것을 볼 때 아직까지는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가운데 개봉한 '랑종'은 개봉 첫날 12만991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블랙 위도우'가 첫날 19만5996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는 했지만 '랑종'은 '마블 영화'라는 유명 타이틀이 없는 데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영화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때 괄목할만한 수치다.
이달 말과 8월에 개봉을 예고했던 영화들은 일단 개봉 계획을 바꾸지 않고 있다. '랑종'이 예정대로 14일에 개봉했으며 28일 개봉 예정인 '모가디슈' '방법: 재차의' 역시 여전히 개봉일을 고수하고 있다. '싱크홀'은 8월11일, '인질' 역시 8월18일 예정대로 개봉할 예정이다. 일단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한국상영관협회(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와 한국IPTV방송협회(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홈초이스 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지원작이라 여름 개봉을 고수한다.
앞서 지난달 15일 한국상영관협회는 영화진흥위원회 중재로 배급사들과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친 끝에 '모가디슈'와 '싱크홀' 두 편의 영화에 대해 총제작비의 50% 회수를 보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상 영화 티켓 매출은 극장과 배급사가 5대 5로 나눠 갖는데, 이번에는 총제작비의 50%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 극장이 매출의 전액을 배급사에 지급하기로 했다. 유료방송업계 역시 극장 상영과 함께 TV에서 상영하는 영화 또는 EPVOD(극장 개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공개) 영화에 대해 기존 분배율을 넘어선 매출의 80%를 배급사 측에 지급하기로 했다.
올여름 텐트폴 영화인 '모가디슈'와 '싱크홀'이 여름 개봉을 고수하기로 하면서, '인질'이나 '방법: 재차의' 등의 영화들도 개봉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인원이 극장으로 몰리는 언론배급시사회 등의 행사 진행에 대해서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했다. 여름 개봉을 준비 중인 한 영화의 관계자는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난 후에 (상황에 대해) 계속 논의를 해왔다"며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일시적인 상황으로 끝날 줄 알았던 지난해보다는 더욱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계속 코로나 확진자 수치 등 관련 상황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팔로우 하고 있다"라고 뉴스1에 밝혔다.
다른 영화 관계자는 "명확하게 참고할 만한 데이터도 없고 상황은 계속 바뀌고 있다"며 "기존 영화의 개봉 문법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산업 전체와 코로나 상황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하는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여름 성수기의 절정을 앞두고 시행된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영화 업계의 고민은 지난해 보다 더 깊다. '#살아있다'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가뭄에 단비 내리듯 흥행작들이 나왔던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올해도 펼쳐질 수 있을까. 변수가 많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극장 및 영화업계의 대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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