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여야가 1년2개월여 만에 원구성에 합의하면서 21대 국회가 정상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국회 개원 초반부터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는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리한 줄다리기가 이어진 가운데 여야가 극적 합의에 이르면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여야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의장 집무실에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가진 뒤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은 여야의 의석수를 반영해 11대 7로 하기로 했다"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합의문은 앞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 의장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내용이 모두 포함됐다.
특히 여야 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며 국회 원구성에 가장 걸림돌이 됐던 법사위원장을 전반기에 민주당이 맡고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이 가져가면서 양쪽 모두의 요구를 수용하는 묘수를 제안한 것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
이밖에도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법사위의 제왕적 권한을 일정 부분 축소한 것도 박 의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여야는 법사위 체계심사와 자구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고 법사위에 회부된 법안에 대해 체계심사와 자구심사의 범위를 벗어나 심사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 방향에 합의했다.
체계심사는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기 전 법사위에서 다른 법과 충돌하지 않는지를 보는 것이며, 자구심사는 법안에 적힌 문구가 명확하고 적합한지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체계·자구심사권이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는 데 악용되면서 법사위가 상임위의 '상왕' 노릇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야가 원구성을 놓고 충돌한 것도 본회의 안건 상정의 마지막 관문인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을 반드시 차지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 의장이 제안한 국회법 개정안은 여야가 한 걸음씩 물러서게 한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박 의장은 여야 원구성 합의를 이끌어낸 데 대해 "양당이 원만히 합의해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합의문에 반영하지 않은 정신을 충실히 살려서 앞으로 국회를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도록 원만히 운영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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