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태권도가 2020 도쿄 올림픽 둘째날 일정에서도 또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남자 68㎏급 이대훈(29·대전시청)과 여자 57㎏급 이아름(29·고양시청) 모두 16강에서 패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국기'(國技) 태권도는 늘 많은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그동안 하계 올림픽에서 총 1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는데 이는 양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메달이다.
태권도는 25일 양궁 여자 단체전과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 등과 함께 금메달을 안길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이대훈과 이아름은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메달은 고사하고 첫판에서 졌다.
68㎏급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이대훈은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벡 라시토프와의 16강전에서 패했다. 충격적 결과다.
초반 흐름은 좋았다. 1라운드 시작과 함께 몸통과 주먹 공격을 앞세워 2-1의 리드를 잡았고 4-3에서 몸통 발차기를 적중시키며 7-3으로 달아났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준 이대훈은 1라운드를 10-3으로 마쳤고 2라운드에서도 12-4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싱거운 승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이대훈은 상대의 큰 공격을 잇따라 내주며 3라운드 들어 17-15까지 쫓겼다. 이어 18-16에서 머리 공격을 허용, 18-19 역전을 허용했다.
이대훈은 경기 종료 직전 발차기를 성공시키며 가까스로 1분의 골든라운드에 돌입했다. 그러나 17초 만에 상대에게 발차기 공격을 내주며 패배를 당했다. 두 차례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이대훈은 세 번째 도전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이아름은 대만의 로 차이링에게 연장 끝에 18-20으로 졌다. 초반은 팽팽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뒷심이 아쉬웠다.
14-12로 앞서가던 이아름은 3라운드에 머리 공격을 내주며 14-15 역전을 허용했고 가까스로 18-18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대훈과 마찬가지로 연장 골든라운드에서 점수를 내주며 18-20으로 무릎을 꿇었다.
현재 세계랭킹 3위로 2017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 금메달, 2019 맨체스터 세계선수권 2위 등 화려한 경력의 이아름은 이번 대회서 금메달을 노렸지만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라시토프와 로 차이링이 각각 결승에 오른다면 이대훈과 이아름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노릴 수는 있는데, 이미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한국 태권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출전 선수 전원 메달(금메달 2개·동메달 3개)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6명이 참가해 앞선 대회 이상의 성과를 노렸다.
그러나 대회 첫날 여자 49㎏급 심재영(26·춘천시청)이 8강에서 패하며 메달을 놓친 데 이어 남자 58㎏급 장준(21·한국체대)도 4강에서 졌다. 이후 장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땄지만 아쉬운 결과였다. 그래서 이틀째 이대훈과 이아름에게 거는 기대가 더 컸는데 씁쓸한 결과가 나왔다.
이제 한국 태권도에서는 남자 80㎏초과급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 여자 67㎏초과급 이다빈(25·서울시청)의 경기만 남았다.
올림픽 첫 출전을 앞두고 있는 인교돈과 이다빈은 오는 27일 첫 경기에 나서 한국 태권도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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