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의 경위는 샤넬코리아가 지난 5일 고객 개인 정보 유출이 발생한 뒤 이틀이 지난 7일에서야 홈페이지에 관련 사실에 대해 공지한 데서 시작됐다. 공지를 통해 최초로 고객 개인 정보 유출을 인지한 것은 하루가 지난 6일이라고 밝혔다.
유출 내용은 고객의 이름과 전화번호·생일·구매내역은 물론 회원 가입 시 선택적으로 고객이 샤넬코리아에만 제공키로 한 주소·성별·이메일이다. 이런 민감한 정보들이 무더기로 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공지에는 굵은 폰트로 '결제 정보와 고객 아이디 및 패스워드는 유출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를 강조했다.
해당 고객에게 사실을 알린 메일 또한 8월 7일 22시 56분으로 밤 11시가 다 돼서야 발송됐다. 정보 유출 자체만으로도 문제지만 이처럼 샤넬코리아가 보인 대응 방식에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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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사과'는 없나━
사람들이 샤넬이라는 브랜드에 선망하는 이유는 높은 가치다. 이런 가치를 반영했다는 이유로 가방 등 제품의 가격을 지속해서 올려왔다. 고가 제품 판매로 국내에서 얻어가는 매출이 어마어마 하리라는 것은 가방 하나의 가격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것만 봐도 짐작 할 수 있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 기준으로 2017년 해당 제품의 가격은 백화점 정가 기준 598만원이었지만 2020년 846만원까지 인상된 데 이어 올 7월 현재 971만원을 호가한다. 4년 만에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가격이 오른 것에 반해 '취약해도 매우 취약한' 보안에 대한 투자 비용은 그대로였던 것일까하는 의문이 앞선다.
사과는 공지 내용 중간에 '본 사안으로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한 줄의 작은 문구로 마무리되어 있다. '사과가 먼저'라는 아주 기본적인 예의나 별도의 진정성 있는 대처는 없었다.
홈페이지에는 공지 팝업창조차 뜨지 않는다. 메이크업 관련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상단 부분에 심플하게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공지사항'이 뜬다. 팝업으로 공지를 띄우지 않는 것은 차마 메일 등으로 유출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고객들에 대한 배려도 없었던 안일한 대처다.
물론 해당 피해 사례는 '화장품 멤버십 고객'의 데이터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해당 유출 사실을 가방 등 다른 품목의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까지 알릴 필요는 없다는 꼼수를 부린 셈이다. 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비난만 최소화하겠다는 소극적인 조치에 소비자들의 원성만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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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도 불사하는 MZ세대 "기업 윤리 선택 아닌 필수"━
이번 유출로 어떤 피해가 우려되는지,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고객들의 불편과 분노에 관심이 없는 태도는 현재 명품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의 반감을 살 우려까지 있다.
MZ세대는 일본 불매운동은 물론 쿠팡 불매운동을 확산시킨 바 있으며 이를 통해 단 4일 만에 쿠팡 앱 사용자 50만명이 감소하기도 했다.
제품의 가성비나 효율성을 위주로 구매하는 기존 세대들과 달리 MZ세대는 '가치'를 매우 중시한다. 이런 이유로 '가치'를 소비하는 명품에도 그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뛰어난 제품을 내놓을지라도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기업은 외면한다. 윤리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나 제품에는 적극적으로 소비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처럼 MZ세대를 중심으로 구축된 '가치 소비'는 이제 일시적 현상을 넘어 소비 문화를 탈바꿈시키고 있다.
기업의 윤리 경영은 절대 부가적인 요소가 아니다. 양심 없는 태도를 보이면 바로 불매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필수 조건이 됐다. 소비자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윤리 경영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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