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1.8.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례적으로 우리 군의 '방위력'을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시작되는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과 관련해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제기돼온 점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우회적으로 강조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주국방은 지난 100년 간 우리의 절실한 꿈이었다"며 "육군은 독립군과 광복군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K2 전차, K9 자주포, K21 장갑차를 운용하는 '첨단 강군'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일본군이 버리고 간 경비정과 녹슨 전함으로 창설한 해군은 이지스함을 포함한 구축함 9척, 잠수함 19척 등 모두 150여척의 함정을 운용하는 대양해군이 됐다"면서 "1949년 20대의 경비행기밖에 갖추지 못했던 공군은 세계에서 8번째로 첨단 초음속전투기 KF-21을 자체 개발하고 강력한 우주공군으로 비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우린 종합군사력 세계 6위에 오른 군사강국"이라며 "4차 산업혁명과 우주 시대의 새로운 안보환경에 대비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방위력을 이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년 전·후반기 2차례 실시되는 CCPT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서 한미 양국 군이 함께하는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북침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해왔다.


지난 10일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U-2S 고고도정찰기가 착륙하고 있다. 2021.8.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특히 북한은 올 후반기 CCPT의 '사전연습'격인 우리 군의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이 시작된 이달 10일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앞서 1일자 담화에선 이번 한미훈련이 "북남관계 앞길을 더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훈련 중단을 촉구했었다.

북한은 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 명의의 이달 11일자 담화에선 "남조선과 미국이 변함없이 우리 국가(북한)와의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이란 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며 이번 한미훈련이 "엄청난 안보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언급,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군의 '군사력' '방위력'을 강조한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는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문 대통령이 2017년 집권 이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렇게 우리 군의 무기체계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 담긴 문 대통령의 "자주국방" 언급을 놓고는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따라 2019년 한미훈련 때부터 전작권 전환 이후를 대비한 우리 군 주도 미래연합사령부의 3단계 역량 평가를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한 남북 군사당국 간 시험통화가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1.7.27/뉴스1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영향으로 2020년 전반기 훈련이 취소되고, 작년 후반기와 올 전반기 훈련은 규모가 축소되면서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를 제외한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과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는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16일 시작될 올 후반기 훈련도 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참가 병력 등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알려져 "FOC 평가는 내년 전반기 훈련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군 안팎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임기 내(2022년 5월까지)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란 얘기다.

우리 정부는 앞서 11일 "안보위기" 운운한 북한 김 부장 담화와 관련해 "한미훈련은 방어적 성격으로 적대적 의도가 없다"면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안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선 당사자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12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김 부부장의 10일 담화 발표 뒤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한 우리 측의 호출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작년 6월 남측 탈북민 단체가 김 총비서를 비난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문제삼아 남북한 당국 간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가 지난달 27일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재개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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