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에서 독자 행보를 예고하면서 야권 대선판에 '단일화' 변수가 등장했고, 당분간 대선판은 3자 구도로 재편이 유력해졌다.
안 대표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5% 내외의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도층에 대한 득표력이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대선 막판까지 안 대표의 존재감을 경계하며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국민의힘의 중진 의원은 17일 뉴스1과 통화에서 "안 대표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대에 성공하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국민의힘이나 내부 대권주자들의 중도층 지지율이 서울시장 보선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그 빈틈을 안 대표가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안 대표가 '반문'(反문재인) 이미지는 물론 중도층 표심 공략에도 여전히 파급력이 있다는 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1대1 구도를 구상하고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 대표의 독자 행보를 대선 국면 막판까지 정치적 부담을 가진 채 지켜봐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잇따른 입당 이후 국민의당과 합당으로 자연스런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을 조기에 완성하려 했던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번 협상 결렬로 선거 막판까지 불확실성을 떠 안게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선이 5%포인트(p) 미만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권 표심을 분산 시킬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제거해야 하는데 안 대표가 외곽에 있다는 점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이를 의식한 듯 합당 결렬 대한 논평에서 "합당을 제안했던 서울시장 선거 때의 정치적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뒤집어버린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하면서도 "다만 정권교체라는 공통의 목표를 두고, 앞으로의 행보에는 함께할 것이라 믿는다"고 완전히 각을 세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도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며 대선 막판까지 존재감을 극대화해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나설 확률이 높다.
국민의힘과 합당 이후 승산이 없는 경선을 치르면서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전락하기보다는 야권의 캐스팅 보트를 취며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는 게 안 대표로선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여야 대권 구도가 팽팽한 박빙으로 치닫게 되면, 중도층에 영향력이 있는 안 대표는 지금보다 몸값이 훨씬 더 뛸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안 대표는 당분간 당을 추스른 뒤, 제3지대 '파이 키우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에 머물러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손을 잡는 방식이 유력하다.
안 대표가 전날(16일) 회견에서 "국가 미래를 생각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만나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제3지대가 좁아진 상황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 기간 동안 지지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3~14일 시행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안 대표는 2.4%에 그쳤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야권 내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도 윤 전 총장(26.7%), 홍준표 의원(16.6%), 유승민 전 의원(11.4%), 최 전 원장(6.7%)에 이어 안 대표는 5.1%로 5위에 자리했다.
4·7 재보선 승리 이후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가 높아진 데 비해 '정치인 안철수'의 입지는 재보선 전보다 상대적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야권 한 관계자는 "안 대표의 대선 독자 출마와 연대, 단일화 모두 지난 서울시장 보선만큼 파급력이 있는 지지율이 동반돼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 등락 속에서 안 대표의 존재감이 앞으로 2~3달 사이에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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