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8일 "서울시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 관련 업무를 추진하면서 구속력 없는 내부 방침을 업체에 요구하거나 합리적 사유 없이 정책 방향을 변경해 인허가를 지연시켰다"라고 밝히며 서울시에 '기관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처분은 지난 1월 제기된 공익감사청구에 따른 감사 결과다.
서울시와 하림산업은 수년째 이 부지 개발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갈등의 핵심은 용적률이다. 용적률은 건축물 총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로, 사업자에겐 높을수록 유리하다. 하림은 해당 지역이 상업지역으로 지정된 점을 들어 용적률 799.9%, 지하 7층(50m), 지상 70층(339m) 규모로 개발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런 개발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에 어긋나는 것으로 봤다. 해당 부지는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안에서 구분하는 중심지 체계에서 가장 하위인 지구중심지로 50층 이하, 용적률은 400%까지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갈등은 하림산업이 부지를 사들인 이래 5년째 지속되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계획국은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소재 하림부지가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된 이후인 2016년 10월 ‘건축물 50% 이상 연구·개발(R&D) 시설 의무화’ 등을 담은 ‘양재 유통업무설비 개발지침’(이하 양재계획)을 주무부서인 도시교통실과 협조 없이 국장전결로 수립했다. 이 양재계획은 대외 구속력이 없는데도 도시계획국은 문서 등을 통해 하림산업에 물류시설법 적용 배제와 양재계획의 준수를 요구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서울시장은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인허가 업무를 처리하면서 부서 간 사전 조율 등을 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법적 근거가 필요한 경우 이를 갖추어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라”고 서울시에 통보했다.
감사원이 하림산업의 손을 들어주면서 하림산업은 관련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림산업은 이번 감사원 결과에 대해 “서울시 도시계획국이 도시첨단물류단지 제도 도입의 취지와 필요성, 관련법이 정한 인허가 절차 등을 무시하며 대외 구속력이 없는 자체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법령이 규정한 인센티브조차 ‘특혜’라는 프레임을 씌운 데 대해 시시비비를 밝혀준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림산업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은 물류시설 30%에 R&D 시설 40%를 반영하면 최대 용적률(800%)을 적용해도 개발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사업”이라면서도 “도시첨단물류단지는 생활물류가 폭증하며 발생하는 각종 도시 문제를 해소하고 디지털 경제시대 서울시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데 시급하게 필요한 필수 도시 인프라인 만큼 기존에 밝힌 6대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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