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과 러시아의 북핵 협상 담당자들이 21일 동시에 한국을 방문해 주목된다.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반발하고 있고 남북, 북미 간 대화 재개가 지지부진 한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내놓을 대북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 모두 이날 오전 한국에 도착했다.
마르굴로프 차관보다 먼저 한국에 도착한 김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언제나처럼 서울에 돌아오니 좋다"며 "나는 우리 한국 정부 동료들과 매우 긴밀한 협의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아울러 방한 기간 중 마르굴로프 차관과도 만날 예정임을 확인하며 "이번 방문이 매우 생산적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도 20일(현지시간) "성 김 대표의 방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미한 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오는 24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주말에는 개인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3일에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한미는 이번 협의를 통해 북한이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 등 한미훈련에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보·평가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김 대표의 방한은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실시 도중에 이뤄진 것이다. 북한이 무력시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과 이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한미 간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이른바 '동맹 손절' 우려가 발생한 만큼,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에서라도 김 대표가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한 김 대표는 조속한 남북, 북미대화 재개 방안을 위한 '북한 견인책'에 대해 우리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최근 북한의 폭우·홍수 피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안도 대화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러, '쌍중단' 입장 견지하며…'대북제재 완화 필요' 강조 가능성도
러시아 북핵 협상 담당인 마르굴로프 차관의 방한 일정은 오는 26일까지 예정돼 있다. 그는 김 대표보다 이틀 더 한국에 머문다.
마르굴로프 차관은 23일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한러 정책협의회를 가지고 한러 양국관계 평가와 실질협력 증진 방안, 글로벌 이슈와 지역 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24일에는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를 통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과거부터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에 대해 '쌍궤병진'(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동시진행)과 '쌍중단'(북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가역 조항 가동', 즉 일단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한 뒤 북한이 의무를 불이행할 시 다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중국과 함께 내고 있는 만큼, 그와 관련된 논의도 있을지 주목된다는 평가다.
또한 한미훈련 기간 중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 내부에 대한 정보 교환과 평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미러 북핵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주목된다는 평가다. 특히 미중패권 경쟁 속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다.
일각에서는 미러 간 북핵 협의에서 한반도 사안을 두고 '이견'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위한 러시아의 적극적 역할 주문을, 러시아는 북미대화 재개를 원한다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는 요구를 미국 측에 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한편 마르굴로프 차관 방한 전 관심을 모았던 한미러 3자간 북핵 협의는 아직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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