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국가정보원이 과거 정권에서 벌어진 '정치개입' '불법사찰'에 대해 사과하며 향후 철저한 '정치 거리두기'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가정보기관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지를 공식 천명한 것이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27일 발표한 '국회 특별 결의안 통과에 따른 국민사찰 종식선언 및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과거 국정원의 불법사찰·정치개입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면서 "잘못을 영원히 기억해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의 이날 사과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국가정보기관의 불법 사찰성 정보공개 및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결의안'의 후속조치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다.
박 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국정원의 과거 정치개입과 불법사찰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국정원은 이전 정권에서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나 내부 지휘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 같은 '사건'들을 저질렀다. 특히 '선거철'을 전후로 극심했었다.
정권에 비판적인 개인·단체에 대한 사찰과 탄압, 여론 왜곡을 목적으로 한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온라인 활동, 문화·예술·종교계 인사 동향 수집과 연예인 '블랙리스트' 작성, 친정부 세력 확보를 위한 특정단체·사업 금전적 지원, 특정 정치인에 대한 반대·비방이 담긴 강의 교재 발간 등 모두 지난 정부에서 국정원이 저질렀던 일들이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당시 국정원은) 국가정보기관을 '정권 보좌기관'으로 오인하고, 정권 위에 국가와 국민이 있다는 걸 망각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에선 정치개입·불법사찰은 "단 1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과거엔 국정원장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렸다고 했지만, 이젠 내가 걸어가면 새 한 마디도 날아가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박 원장은 작년 7월 국정원장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왔다.
박 원장은 올 4월에도 비공개 언론 간담회에서 "4·7보궐선거에서 국정원은 '정치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실천했다"면서 "이제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 거리두기'는 최고의 국정원 개혁이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란 각오로 철저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이란 바로 내년 대선전을 뜻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이날 발표에서도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라면서 "나와 국정원 전 직원은 철저한 '정치 거리두기'를 실천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그는 "국정원을 또 다시 정치로 끌어들이는 그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해 정치 중립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대선이 다가올수록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권 줄대기' 현상이 극심해졌다는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박 원장의 다짐이 얼마나 실천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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