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현 상황에서 제가 모든 것을 던져서 정권 재창출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2021.9.8/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8일 광주 기자회견을 앞둔 아침.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경선 후보는 회견문을 직접 고치기 시작했다. 작성을 마치고 캠프에 공유했다가 다시 거둬 고치기를 8차례. 회견 14분 전에야 완성된 최종본에서 이 후보는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는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회견 직전까지 핵심 의원들은 물론, 캠프 다수 관계자들도 의원직 사퇴 발표를 알지 못했다. 회견 30분 전 소문이 돌자 캠프 소속 의원들에게 확인 전화가 빗발쳤으나 광주에 막 도착한 의원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공보 라인은 회견 5분 전에야 사퇴 의사가 담긴 최종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깜짝 발표였다.


의원직 사퇴는 이 후보의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성사될 수 없었다. 사퇴 논의는 충청권 지역 경선 직전 화두에 올랐다. 이를 두고 의원들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당시 반대 의견이 대세를 이뤄 잠시 논의가 소강 되는 듯했다. 그러나 충청권 참패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이 후보는 앞서 8월에 승부를 내겠다고 했었다.

한 측근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 후보가 결의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의원직을 내려놔야겠다는 뜻이 있었으나 의원들의 반대로 며칠간 숙고했었다"며 "결국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의회 회견장 앞에 모인 16명의 의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회견 시간이 임박했지만, 이 후보와 따로 자리를 마련해 잠시 이야기를 나눈 의원들은 회견 이후에도 모여 추가 논의에 나섰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갑작스러워서 상당히 놀랐다"면서 "결국 후보의 결단이니 다 같이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나. 이 후보도 양해를 구했고, 잘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충청권 경선 결과는 이 후보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득표율이 예상을 밑돈 것뿐만이 아니라 권리당원 투표율 자체도 낮았다. 남은 지역 중 강원과 대구·경북은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 결국 남은 카드는 충청 선거인단의 3배인 '호남'이다. 호남은 전남 영광 출신에 전남지사를 지낸 이 후보가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곳이다.

충청권 경선 후 하루 잠행을 이어간 이 후보가 전날 정치적 스승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고 이날 예정된 일정을 취소해 광주로 직행한 것 역시 이 후보의 절박함이 담긴 행보다.

광주 회견 도중 이 후보는 자신과 인연이 있는 '광주 양동 하숙집 할머니'와 선생님, 친구들을 거론하며 "대학 재학 중에 많이 굶었지만 저는 성장기의 저를 자랑스럽게 기억한다"면서 만감이 교차한 듯 울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의원직 사퇴가 향후 지지층에 어떤 메시지로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낙연캠프 관계자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절박한 의지를 보이셨다. 정치생명을 걸고 모든 것을 던지신 것"이라며 "사생결단이자 필사즉생의 각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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