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시각장애인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시설 중 하나인 전국 동(洞) 행정복지센터에 정작 점자 편의시설이 충분하게 설치된 곳은 30% 미만인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부적정하게 설치되거나 아예 설치되지 않은 곳이 전체의 71%에 달했다는 뜻이다. 시각장애인의 공공시설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 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입수한 국립국어원의 '2020년 점자 표기 실태조사'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전국 203개 동행정복지센터에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하는 편의시설 6903개 중 점자 표기가 제대로 표기된 것은 2003개로 전체의 29%에 그쳤다.
부적정하게 설치된 곳은 35.7%(2463개)였고 아예 설치되지 않은 시설은 35.3%(2437개)에 달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시는 점자 편의시설을 적정하게 설치한 비율이 80.6%에 달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제주도에서는 적정 설치 시설이 단 한 곳도 없었고 부적정하게 설치된 비율이 67.1%로 전국 최고였다. 미설치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64.6%로 집계된 광주시였다.
심지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BF인증)'을 받은 전국 72곳의 동행정복지센터에서조차 점자 편의시설 적정 설치율이 44%에 불과했다. 부적정 설치 비율(48.9%)보다 낮은 수치다.
김 의원은 동행정복지센터와 같은 '공공 업무시설'은 시각장애인의 이용빈도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전국 시각장애인 총 25만3055명 중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27%가 공공 업무시설을 매달 이용한다고 답했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원하는 정보에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해당 법률이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시각장애인들은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뿐 아니라 각 지자체장들이 시정명령 권한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한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공건물 내 점자 규격과 표기 내용에 대한 세부 기준을 개정해 상세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