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내년 대통령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응답이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응답보다 높지만 정작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여권을 따라잡지 못하는 모순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일 야권의 양강구도와 '비문(非문재인)' 이재명 후보의 선전, 대선판을 뒤덮은 고소·고발전 등을 이에 대한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9월27~29일 시행한 9월5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 대한 의견 중 어디에 공감하냐'는 질문에 '정권심판론' 응답이 47%, '국정안정론'이 41%였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 '정권심판론'은 지난 7월4주차에 44%를 기록한 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야권 후보들은 다자대결과 양자 가상대결 모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같은 조사 대선후보 적합도 문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29%로 국민의힘 경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17%)을 크게 앞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4%로 바짝 추격했고 이낙연 민주당 경선 후보는 9%였다.
이재명 후보는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야권 후보를 모두 눌렀다. 윤 전 총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이 후보는 43%, 윤 전 총장은 34%를 얻었다. 홍준표 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이 후보가 43%, 홍 의원이 37%였다.
물론 여론조사별로 편차는 있지만 높은 정권심판론에 비해 주자 대결에서 야권이 주춤하는 양상은 대체적인 추세다.
전문가들은 우선 본경선 후반부에 접어든 민주당에서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가 공고한 것과 달리 야권에서는 양강 구도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아직 당내 2차 예비경선이 진행 중인 국민의힘에서는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의 양강 구도가 굳어져있다. 당 지지층 표심의 양분 현상이 여권보다 야권에서 뚜렷하다는 뜻이다.
이는 NBS 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재명 후보와 홍 의원의 양자대결에서 홍 의원을 택한 사람 중 68%가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의 가상 대결에서 같은 야권 후보인 윤 전 총장을 꼽았다. 이낙연 후보와 윤 전 총장 양자대결에서 이 후보를 택한 사람 중에서는 80%가 이재명 후보와 윤 전 총장 대결에서도 여권 후보를 뽑았다.
야권 후보들 사이에서는 지지층 호환이 상대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가상 대결에서 홍 의원을 안 찍는다. 가상 양자대결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권심판론과 야권 주자 지지율의 괴리에는 이재명 후보의 특수성도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후보를 두고 정치권은 '여당 속의 야권 후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바꿔 말하면 이재명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그것을 '정권심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신 교수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권심판론을 바라는 사람들 중에서는 야당 후보가 아니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그들에게는 이 후보의 당선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최근 여야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면서 후보들의 지지층 결집세가 두드러진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도층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다.
NBS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17%였다. 특히 스스로를 '무당층'으로 분류한 사람들 중에서는 같은 응답 비율이 39%, '중도층' 중에서는 24%로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통화에서 "공이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만큼 (중도층은)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소·고발전에 실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장동·고발 사주 의혹에도 이재명 후보와 윤 전 총장 지지율이 견고한 이유와도 맞닿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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