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최근 한 달 새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와 담화문 발표에 이어 '1호'까지 나서 대남·대미메시지를 쏟아냈다. 한반도는 대화 기대와 추가 무력시위에 대한 긴장감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30일 노동신문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한 사실을 알리며 그의 대남·대미메시지를 '가감' 없이 실었다. 1호 메시지가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진 만큼, 북측은 이번에 김 총비서가 언급한 '지시사항'을 관철하는데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총비서는 우리를 향해 '이중기준'·'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한국의 미국 전략자산 도입,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 모색 등을 언급하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언급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적대시 관점·정책 철회' 등을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총비서는 이날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에 대한 '청구서' 외에도 남북 소통에 대한 '당근'도 제시했다. 10월 초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할 의사를 전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식 강온 양면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총비서는 미국을 향해서는 지난 1월 8차 당대회 때 내놓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이번에도 요구하면서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 교활해지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날을 세웠다.
동시에 "미국의 일방적인 편가르기"라며 미국 때문에 국제사회가 신냉전 구도로 변화했다며 '혈맹' 중국에 힘을 싣기도 했다.
김 총비서의 일련의 메시지가 발신되기 전 북한은 9월 한 달 동안에만 미사일 발사 3번, 담화 3번 발표를 통해 '냉온탕'을 오가는 행보를 보였다.
무력시위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을 내세워 '종전선언 흥미롭다'라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김 부부장은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자신들이 임의로 폭파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도 언급했다.
북한의 '예측불가' 행보는 결국 한미 간 공조가 더욱 긴밀히 이뤄지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 줬다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 시간표'에 맞춰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서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향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는 가지 않는 선에서 단거리 미사일 등은 1~2차례 더 발사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한미 공조는 북핵 수석대표간 가장 긴밀히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28일 유선협의에 이어 이틀 만인 30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대면협의를 가졌다.
김 대표는 노 본부장과 협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과 상호 및 지역 현안의 모든 범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노 본부장은 "북측의 담화와 연설, 미사일 발사 등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도있는 평가를 공유했다"며 "특히 종전선언 관련 우리 측 구상을 미국 측에 상세히 설명했고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김 대표가 대북특별대표에 임명 된 뒤, 이번까지 대면협의는 총 5번 유선협의는 6번 가졌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언론에 공개된 것 외에도 한미 북핵수석대표 간 이메일 협의·유선협의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가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고 소통과 공조를 통해 공동 대응 방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화는 대화대로 재개 방안을 모색하면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시정을 요구하는 일치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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