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에 빨간 불이 켜졌다.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단계적 방역완화(위드 코로나) 전환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다시 2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했고 위중증 환자도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방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2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2244명 이후 사흘 만에 2000명대를 기록했다.
전날(9일) 1715명에 비해 710명 증가했고 지난주 같은 요일인 3일(2667명)에 비해 242명 감소했다. 2주일 전인 지난 10월27일 1952명 대비 473명 증가해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위중증 환자는460명으로 전날 425명보다 35명 급증했다. 사망자는 하루 만에 14명 증가해 누적 3012명(치명률 0.78%)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9일째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14명 늘어 누적 사망자는 3000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확진자 460명 또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사망자 수는 11월 들어 증가 폭이 커졌다.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11월1일부터 이날까지 사망자는 총 163명으로, 4차 유행이 막 시작됐던 지난 7월 한 달간 누적 사망자 77명보다 약 2배 많다. 주간일평균 사망자 수는 17명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0일 오후 질병관리청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보다 위중증 환자 수,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들어 '위중증 환자 수,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이 표현과 인식을 모두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점 상 지난주와 지난달을 비교할 수 있는데 백신 접종 전인 3차 유행을 기준으로 현 상황을 본다면 지금은 위중증 수와 사망자 수가 두배가 나와야 한다"며 "7월 이후 일평균 확진자 수가 1500명대에서 2000명대로 늘어났지만 위중증, 사망자 수는 이때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 시행 전 거리두기 완화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며 "크게 보면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두 요인은 지역사회 유행규모가 큰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졌고 접종효과가 시간에 따라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12만5011명 증가한 3962만6034명을 기록했다. 통계청 2020년 12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 5134만9116명 대비 77.2% 수준이다.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89.6%에 달했다.

1차 접종자는 4만5537명 늘어 4168만6843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81.2%,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92.7%이다. 정부는 이달 중 접종 완료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날부턴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 내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당초 추가 접종은 기본접종 완료일(2차 접종일)로부터 6개월 후부터 가능하지만 이들 시설 입소·종사자들은 감염 시 건강 악화 등을 고려해 5개월 후부터 가능하다. 시기별로 11월에 26만명, 12월에 24만명이 접종받는다.

이들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인 화이자 또는 모더나를 추가 접종한다. 단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한 경우엔 가급적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이날 0시 기준 국내에 남아 있는 백신 물량은 총 1489만7000회분이다. 화이자 708만8000회분, 모더나 680만9000회분, 아스트라제네카 81만7000회분, 얀센 18만2000회분이다.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는 11월9~10일 0시 기준 신규 건수를 합쳐 3483건(명) 늘어난 36만9631건을 기록했다. 이 중 35만6377건(96.4%)은 예방접종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 두통, 발열, 오한, 메스꺼움 등 사례였다.

이외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는 1446건으로 12건 증가했고, 주요 이상반응 사례는 신경계 이상반응 등 1만932건(신규 92건), 사망 사례 876건(신규 10건)으로 집계됐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김부겸 총리 "예상보다 방역지표 빠르게 악화… 조마조마한 심정"
확진자 증가에 따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방역당국도 국내 방역·의료체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중환자 및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여러 방역지표들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조마조마한 심정"이라며 "아직까지 의료대응 여력이 남아 있지만 연말을 맞아 모임이 더 활발해지고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진다면 지난해 말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일상회복을 하는 초기, 확진자 규모와 연동돼 중증환자 및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증가 속도가 어느정도 가파를지, 증가율이 어떻게 유지될지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 반장은 사망자수, 중환자 수는 확진자 규모 증가에 따라 연동돼 늘어난 것이며 중증화율과 치명률 자체가 오른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의료체계는 45%의 여력을 보유하며 안정적으로 대응할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상황을 '코로나19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등에 기반해 매주 평가하기로 한 '관리지표' 발표는 한주 미뤄졌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9일 오후 브리핑에서 일상회복 관리 지표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중환자실 가동률, 또 병상의 여유를 보고 추가적인 지표로 종합적인 판단을 한다"며 "한 가지 지표로 판단을 기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 논의와 종합적 상황 검토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1단계 시행이 이뤄졌는데 다음 단계를 가도 될지, 중단해야 할지, 지금 단계로 계속 갈지 검토할 때 ▲사망자 수 ▲확진자 수 ▲의료여력 ▲예방접종 상황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일상회복 결정, 진행 과정에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만큼 정부는 관리지표를 정하는 데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공개하기로 했으나 오는 16일로 1주 미뤘다. 특히 방대본은 어떤 상황일 때 정부가 '위험하다'고 보고,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를 발동할지 그 기준에 대해서도 함께 발표할 전망이다.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1
중환자 병상 부족 우려↑… 정부 "아직 여력 있다"
위중증 환자의 증가로 중환자 병상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의 경우 중환자를 치료하는 병상이 70% 넘게 차면서 여유 병상이 3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수도권의 중환자 전담병상은 전체 687병상 중 203병상(29.5%)이 남아있다. 앞서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발표 당시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75%에 이르면 방역 완화를 중단하는 '비상계획'을 발동하기로 했는데, 수도권만 한정해 보면 이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날(9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인천의 중환자실 가동률은 73.4%에 달했다. 서울, 경기 역시 각각 71.3%, 68.4%로 70%에 육박했다. 전국 평균으로 본다면 전국 평균 중환자실 가동률이 57%로, 비상계획 '경보' 수준인 중환자 병상 가동률 60%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위중증 환자의 규모는 400명대 초반인 점, 중환자실 전체 병상 수가 1121병상인 점 등을 고려해보면 현 의료대응 체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