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1.7.25/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박혜연 기자,박기범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된 지 45일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로 돌아가게 된 것과 관련해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게 돼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이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의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 확보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면접촉을 줄이고 가능한 마스크를 벗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수준으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이로써 오는 18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전국적으로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이 4인까지 축소되고 식당·카페 영업은 밤 9시까지로 제한되는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문 대통령은 "강화된 방역조치 기간에 확실히 재정비해 상황을 최대한 안정화시키고 일상회복의 희망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코로나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고 방역과 민생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정부는 기민하게 대응하고 국민들과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상회복으로 기대가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실감이 크므로 손실보상과 함께 방역 협조에 대해 최대한 두텁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사과의 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위중증 환자 증가가 예상을 넘어섰고 병상 확보 또한 충분치 못했다"며 "그런 가운데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여러 가지 불편을 초래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시름 또한 깊어지게 돼 (죄송한) 마음을 전달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15일) 3박4일간의 호주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은 호주 출국 직전은 물론 일정 중간마다 지속적으로 국내 방역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날(16일) 참모진과 가진 90분 가량의 오전회의(티타임)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확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먼저 사과 메시지를 제안하고 직접 해당 메시지를 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 2021.5.3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여러 차례 위중증 환자 폭증 및 병상 확보에 대응해달라고 주문했지만 잘 되지 않은 것인데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을 향한 질책은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정부와 청와대는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재 코로나 상황을 감당하기에는 충분치 못했던 것 같다"며 "그와 관련한 질책은 없었다"고 답했다.
관계자는 이어 "위중증 환자 증가나 그것에 대비한 병상 확보는 우리가 최대한 가능한 범위에서 준비했지만 충분치 못했다"며 "중간에 (정부가 관련) 행정명령을 여러 번 내린 것도 잘 알고들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신속히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추경(추가경정예산)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가용 가능한 예산을 활용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 방안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여당에서 나오는 '선(先)지원·후(後)정산' 방안 등 "신속 지급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특별히 없다"고 했다.

다만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추경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5일 이와 관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0조원 지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00조원 지원을 말해 정부의 결정 여지가 넓어졌다"며 "마침 야당의 적극적인 주장도 있고 저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추경 편성으로 화답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책임자 문책 없이는 진정성도 없다"며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대한 경질을 촉구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고의 방역전문가라며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리에 앉힌 기 기획관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청와대 참모진을 일부 교체하고 있으나 기 기획관에 대해서는 '위기 상황부터 극복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경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날 대국민 사과을 두고 '대변인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직접 단상에 섰어야 했던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여당에서는 정부, 문 대통령과 발을 맞췄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또다시 일상을 멈추고 생활의 불편과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며 "이번 16일간의 멈춤 동안 코로나 의료 대응체계를 더욱 단단하게 재정비하고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게 더욱 강력한 민생대책을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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