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병목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농수산물시장에 진열된 배추./사진=뉴스1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병목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공급병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한국에서도 병목 현상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부문별로 살펴보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한은은 판단했다.

한은의 이같은 분석은 내년 1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명분쌓기로 해석된다.


한은은 에너지 부문과 관련해 "에너지 수급 불균형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을 통해 직접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장기화할 경우 전력난 등을 통해 여타 부문의 공급 차질을 야기함으로써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높은 물가 상승세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주도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생산차질, 화석연료 공급부족 등으로 에너지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은 동절기 난방수요가 줄어드는 내년 2분기 이후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지만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수급불균형이 장기화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부연했다.


음식료 부문에 대해선 "축산물 가격이 인력난과 물류비용 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 차질로 육류를 중심으로 상당폭 상승했다"며 "이는 재료비 인상을 통해 가공식품 가격 및 외식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구재 가격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 해상물류 지체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내구재 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이지만 점차 공급 병목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국내는 크지 않아"
이외에 국내에서는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고 봤다. 한은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노동공급 부족으로 일부 대면서비스업에서 임금상승이 물가에 반영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임금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한은은 최근 건설자재 가격 급등으로 주거시설 유지·보수요금 상승폭이 다소 확대됐지만 주거비에 대한 파급효과가 미미해 소비자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봤다.

특히 한은은 주요국의 높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4.1%에 그쳤지만 올 12월 4.6%로 상승했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보다 장기화될 경우 국내에도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파급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등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공급병목의 물가 영향이 점차 나타나는 가운데 목표수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지속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수요·공급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