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대표 없는 선대위 체제로 대선을 치러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다가옴에 따라 윤 후보가 '불통'과 '리더십 부족' 리스크를 안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향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위시한 후보 측근들이 부각되면 '0선·30대' 이준석 대표가 보여줬던 신선한 바람과 비교되면서 '구태 정치'로 몰릴 공산도 크다.
선대위 직책 사퇴로 귀결된 이번 사태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는 조수진 최고위원과 충돌을 빚었는데, 본질적으로는 윤 후보가 측근들에 둘러싸여 선대위의 문제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있다고 판단하며 윤 후보의 '불통'에 답답해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21일) 선대위 직책 사퇴 기자회견에서 "조 최고위원이 본인은 후보의 뜻을 따른다고 했는데 사태가 커질 때까지 후보에게 상의한 것인지, 후보가 조 최고위원에게 어떤 취지로 명을 내렸는지가 더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보의 뜻"이라며 선대위에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윤 후보 측근들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표출해 왔다.
당 안팎에선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른 원인으로 이 대표와 윤 후보의 '소통 부족'을 꼽는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민주주의' 언급에 대해 "내용 파악을 못 하고 얘기한 것"이라며 "아마 그 말이 오히려 더 이준석 대표를 자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간에 전달이나 보고가 정확히 안 되면 굉장히 위기적 상황이라거나 문제가 많다는 인식을 못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중간 전달자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지목했다.
선대위 내부에선 윤 후보에게 직언할 만한 측근이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일단 물리적으로 후보가 현안에 대한 구체적 보고를 받을 만한 여유가 없다"면서도 "후보에게 '이 대표에게 연락하자'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 용기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사자인 이 대표가 아니면 누가 후보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말할 수 있겠나"며 "객관적 상황이나 주관적 느낌 모두 이 대표만큼 확실히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변화'와 '청년'을 강조하며 제1야당 대표에 오른 이 대표가 상징하는 쇄신의 이미지가 퇴색한다는 점도 윤 후보로서는 부담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청년할당제 폐지'나 정치권 개혁을 위한 '공직선거 후보자 자격시험 도입' 등 이 대표의 전당대회 당시 파격적 공약은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무(無) 캠프·조직·차량'으로 선거 비용을 줄이고, 백팩을 메고 대중친화적 방법으로 홀로 치른 선거운동도 구태선거와 결별이란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이 과정에서 윤 후보 측 인사들과 부딪치며 여전히 후보의 일정이나 메시지, 현안 대응 등에서 혼선이 지속될 경우 "이 대표가 빠지면서 '측근 정치'가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2030 세대 남성 표심도 변수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됐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냉랭하게 말했다.
다만 정권교체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하고, 이 대표의 존재감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이 대표가 선거운동의 전부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결국 대선은 후보가 전면에 나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 것이 핵심이기도 하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선대위 구성 단계라면 모를까 이미 굴러가기 시작한 만큼 선거에서 당대표가 큰 역할을 할 게 없다"며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후보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는 것 정도만으로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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