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LG엔솔이 쏘아올린 물적분할 논란… 주가 추락에 개미 발 '동동'
②알짜 빼가는 물적 분할에 뿔난 개미… 정치권도 목소리
③구글이 상장 안하는 이유?… 물적분할 논란, 해외는 왜 없을까
①LG엔솔이 쏘아올린 물적분할 논란… 주가 추락에 개미 발 '동동'
②알짜 빼가는 물적 분할에 뿔난 개미… 정치권도 목소리
③구글이 상장 안하는 이유?… 물적분할 논란, 해외는 왜 없을까
LG화학 주주 A씨는 최근 들어 고민이 많다. 지난해 초 그린뉴딜 최대 수혜주라는 LG화학에 투자했는데 이달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돌풍으로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서다. 1년 동안 손실액만 33%에 달한다. A씨는 “LG화학이 2차 전지 사업이라고 판단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인데 핵심 사업만 똑 떼내 상장하면 당연히 기존 주주가치는 희석될 것”이라며 “차라리 그 당시 LG화학이 아니라 삼성SDI에 투자할 걸 후회한다”고 한숨지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증시 IPO(기업공개) 역사상 최대 규모 흥행에 성공하면서 화려한 축포를 터트린 반면 LG화학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에 울상을 짓고 있다. LG화학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사업(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 분할 후 상장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LG화학 주가 상승 원동력이 됐던 핵심 사업인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면서 기존 모회사는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 돼버렸다는 지적이다.
25일 종가 기준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 발표 이후 고점 대비 39% 넘게 하락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해서 상장하게 되면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은 100%에서 80%대로 낮아진다. 상장 전 LG에너지솔루션 이익의 100%가 LG화학에 반영됐지만 80%대로 줄어들면서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가치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추후 자금 확보를 위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할 경우 LG화학의 지분율은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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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수청구권·신주인수권 검토… 실효성은 ‘글쎄’━
연일 터지는 물적 분할 이슈에 정치권에서도 쪼개기 상장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여야 두 후보 모두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신주인수권이나 주식매수청구권 등의 권리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신주인수권은 물적분할 등 기업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자회사 상장시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의 신주를 우선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현행 상법상 주주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수에 따라서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적시되어 있기 때문에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가 아닌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
물적분할 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대책으로 제시된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의 이사회가 합병, 분할합병, 영업양수도 등을 추진할 때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적정가격으로 회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
두 권리 모두 국내 기업들의 계속되는 쪼개기 상장으로 인한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내용을 주된 골자로 한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는 신사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로 상장하는 경우 원래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도록 할 수 있는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을 포함해 최근 일부 기업에서 핵심 신사업의 분할 결정으로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물적 분할로 인한 소액주주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물적 분할 때 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 상장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제공하자는 등 제도적 보완방안을 제안했다.
한국거래소는 물적 분할 자회사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5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물적 분할 후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 경영진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물적 분할 심사과정에서 모회사 주주 의견을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물적 분할 시 기존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이 거론되지만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이 필요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반면 상장 심사 시 주주 의견을 들었는지를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관련 심사조항에 포함하는 것은 법이나 규정 개정이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제로 주식매수청구권과 신주인수권 부여한다고 해도 이것만으로는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강화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구체적인 방향이 없을뿐더러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물적 분할이 무조건 나쁘다 혹은 좋다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은데 최근 대선주자들이 발표하는 공약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이슈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조를 먼저 정하고 그 기조에 맞춰 탑다운(Top-Down) 형식의 공약을 제시해야 하는데 여론에 당면한 이슈별로 공약이 나오다 보니 근시안적인 해답밖에 도출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두 후보의 전체적 공약을 살펴보면 ‘어떻게’가 빠져있다”며 “실질적으로 국회를 통해 입법할 때 시장에서 생각하는 물적 분할과 후보들이 생각하는 물적 분할의 현실이 달라 소액주주를 강화하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법이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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