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발사가 이뤄질 경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관련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보리는 북한을 포함한 유엔회원국을 상대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의를 발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서 그동안에도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에 대응해 다수의 제재결의를 채택했다.
북한은 이 같은 안보리 결의마저 자신들이 대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적대정책이자 2중 기준 적용'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각종 회피 시도에도 불구하고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이 북한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은 지난 2017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국 등은 올 초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을 모색했으나 북한의 최중요 우방국인 중국·러시아 등의 반대로 매번 불발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사실상 신형 ICBM(화성-17형) 시험발사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 국방부로부터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신형 ICBM 체계의 최대사거리 시험발사를 준비하기 위한 성능 평가였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이들 2차례 미사일 발사를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해왔다.
한미 국방부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한 당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ICBM 개발 거점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시설 현대화 등을 지시한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한이 연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가장한 ICBM 시험발사를 시도할 계획임을 보여준다"는 게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위성 발사용 우주로켓과 ICBM은 기술적으로 동일하다. 탑재물만 인공위성과 탄두로 서로 다를 뿐이다.
북한이 위성이나 ICBM을 쏜다면 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설정했던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어서는 게 된다. 이 경우 미 정부는 북한에 대해 '초강경' 독자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통해 대북(對北) 무력시위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위성 또는 ICBM 발사가 현실화될 경우 안보리 차원에서도 추가 제재 논의에 자동으로 착수하게 된다. 안보리가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제2397호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 대북 유류 수출을 추가 제한하기 위한 행동을 하기로 결정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트리거(방아쇠)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2397호 결의는 그해 11월 북한의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채택한 것으로서 이후 북한은 ICBM을 한 번도 쏘지 않았던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의 위성 또는 ICBM 발사에 기존 안보리 결의상의 '트리거 조항'이 발동되더라도 추가 제재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ICBM이 아닌 위성을 쏜 것'이라고 계속 우길 경우 중국·러시아도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Δ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한 동시에 Δ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중에선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즉, 미국과 전방위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러시아가 대놓고 북한을 비호한다면 안보리 차원에선 그 어떤 대응도 할 수 없게 된단 얘기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등 공동 대응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올 경우 미국은 다른 동맹·우방국들과 함께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즉 중국·러시아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의 '신냉전' 구도는 한층 더 고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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