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의 내야수 서건창이 2022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8번 타자로 뛰고 있다. 2014년 꿈의 200안타를 달성하고 타격왕에 올랐던 서건창에겐 낯선 타순이지만, 개인의 가치 상승과 팀의 우승 도전을 위해 최적화된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서건창은 12일 KT 위즈전에 이어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번 타자 2루수로 출전했다. 그가 8번 타자로 고정된 것은 특이점이다.
서건창이 지난해 7월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된 뒤 KBO리그 경기에서 8번 타자로 뛴 것은 3타석에 불과했다. 키움에서 뛸 때도 그는 주로 1~3번 타순에 배치돼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하지만 서건창은 지난해 타율 0.253(513타수 130안타)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LG도 프리에이전트(FA)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상위 타선을 조정했다. 1번 홍창기-2번 박해민-3번 김현수로 이어지는 타선에 서건창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류지현 감독도 "우리 팀의 1~3번 타선은 부상 등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고정"이라고 강조했다.
채은성, 리오 루이즈, 오지환, 김민성, 이재원 등이 4~7번 타순에 기용될 전망이어서 서건창은 유강남과 함께 하위 타선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류 감독은 '이상적인 라인업'이라는 표현을 쓰며 타선의 기본 틀을 완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서건창이 9번 타자가 아니라 8번 타자로 뛰는 것이다. 타격과 출루율이 좋으면서 발이 빠른 타자를 9번 타순에 배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위 타선과 상위 타선을 연결하는 고리로 활용하는 것.
이를 고려하면 통산 출루율 0.411과 218도루를 기록한 서건창이 유강남보다 9번 타자로서 더 잘 어울릴 수 있다. 그렇지만 서건창이 좌타자, 유강남이 우타자라는 점을 감안했다.
서건창이 9번 타순에 기용되면 홍창기, 박해민, 김현수까지 좌타자 4명이 차례로 나서게 된다. 이 경우 상대팀은 승부처에서 좌완 불펜 투수를 내세워 LG 타선을 손쉽게 공략할 수 있다. 좌완 투수에 강한 좌타자도 있지만, 서건창은 좌완 투수에 강하지 않다. 서건창이 LG에 입단한 뒤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0.175(126타수 22안타)에 그쳤다.
따라서 하위 타선부터 좌타자와 우타자를 최대한 번갈아 내세워 상대팀의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주겠다는 게 류 감독의 복안이다. 류 감독은 상황에 따라 타순의 일부를 조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지만, 서건창이 정규리그에서 8번 타자로 뛸 가능성이 크다.
서건창은 새 타순에서 적응 중이다. 12일 KT전에서 3타수 1안타를 쳤는데 7회 포문을 열며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14일 키움전에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해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부진한 성적 탓에 신청을 포기했던 서건창은 올해 재도전을 꿈꾸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각오인데 그렇기 위해선 8번 타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약한 공격력 탓에 번번이 정상 도전에 발목 잡혔던 LG도 서건창이 하위 타선을 이끌어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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