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유쾌한 로맨스를 그리며 히트한 '스물다섯 스물하나' '기상청 사람들'이 종영한 가운데 히트작가들이 쓴 신작들이 베일을 벗었다. 노희경 작가가 쓴 tvN '우리들의 블루스'와 박해영 작가의 '나의 해방일지' 및 웹소설, 웹툰 원작의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시청자에게 첫 선을 보였다.
◇톱스타보는 재미의 '우리들의 블루스'
지난 9일 처음 방송된 '우리들의 블루스'는 '디어 마이 프렌즈',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웰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킨 노희경 작가가 쓴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화려한 재벌가 이야기가 아닌 우리네 삶 속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그리며 사랑받았던 글을 선보였던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였다. 노희경 작가의 네임밸류에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김우빈 등 초특급 캐스팅 라인업이 완성됐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됐다. 배경은 제주도다. SNS 멋집 맛집으로 소개된 관광지 제주가 아닌 제주에 뿌리를 내린 삶과 사람들을 담는다. 새벽을 여는 해녀들과 선장, 제주 지역 곳곳에 삶의 터전이 그려졌다. 각 인물들의 삶을 한 편씩 담는 가운데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전달했다.
1회의 부제는 '한수와 은희'. 서울에서 고향 제주로 전근을 온 한수(차승원 분)와 학창시절 그를 좋아했던 은희(이정은 분)의 이야기다. 한수는 집안의 기대를 안고 서울 명문대에 좋은 직장까지 얻었지만, 딸의 골프선수 꿈에 재산을 다 쓰고 돈 빌릴 곳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가장이다. 전근을 하고 내려온 고향에서 동네 알부자로 소문난 동창 은희와 재회한다. 은희는 자신이 어릴 적 좋아했던 한수를 다시 만나고 웃음꽃을 피운다. 억척스러운 삶을 살던 은희에게 풋풋했던 시절의 설렘이 돌아왔다.
또 선장 박정준(김우빈 분)과 '헤프다' 소리를 듣는 예쁜 해녀 이영옥(한지민 분), 제주로 터를 옮긴 이동석(이병헌 분)의 서사가 함께 진전하며 '우리들의 블루스'의 시작을 알렸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 그 속의 아름답지만은 않은, 저마다의 사정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그려졌다.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결의 옷을 입은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크다. 차승원 이병헌 그리고 드라마로 오랜만에 돌아온 김우빈의 매력은 여전하다. 더불어 어느 배경에 어느 캐릭터를 입혀놔도 현실의 그림으로 만드는 이정은의 활약도 좋다. 차승원과 이정은의 아역을 맡은 김재원과 심달기는 적은 비중에도 눈도장을 찍었다.
다만 드라마틱한 이야기나 장면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시선을 빼앗는 사건을 먼저 제시하는 것보다, 인물들의 서사를 천천히 쌓아올려 몰입하게 만드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다. 앞으로 진하게 우려나온 인물들의 삶과 더 깊어진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1회다.
첫 방송은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가입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7.324%를 나타냈다.
◇ 잔잔한 '나의 해방일지'
'또 오해영'과 '나의 아저씨'로 호평을 받은 박해영 작가의 신작 '나의 해방일지'. 견딜 수 없이 촌스러운 삼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소생기. 이엘 이민기 김지원이 삼남매로 연기하고, 손석구가 그의 집에서 일하는 의문의 구씨를 그린다.
역시 9일 베일을 벗은 '나의 해방일지'는 오히려 '우리들의 블루스'보다도 더 잔잔하고, '드라마스럽지' 않다. 낮에는 화려한 서울생활에 치여 사는 도시인이다가, 밤이면 막차가 끊길까 걱정하는 막내, 연인과 이별을 두고 싸우면서도 택시비를 나눠서 내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픈 오빠. 그리고 아무 말 없이 택시를 타고 시골로 들어가는 삼남매다.
'나의 해방일지'는 염씨 집안 삼남매를 통해 스펙터클한 사랑이나 대단한 위기를 맞이 하지 않아도 현실에 지친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저마다 즐거워 보이는 회사 동료 사이에서 이상하게 겉도는 염미정(김지원 분)이나, "견딜 수 없이 촌스럽다"라는 말로 이별을 당한 염창희(이민기 분) 그리고 연인을 만나고 싶을 뿐인데 번번이 실패하는 맏딸 염기정(이엘 분)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깊은 공감을 안긴다.
'나의 해방일지'는 연출하지 않고 현실을 그대로 찍은 느낌이다. 조용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부러 넣은 대사도 없다. 구씨 역할의 손석구는 1회에서 '잘 먹었습니다' 한 마디만 나온다.
그 사이에 누구나 남 따라가기 벅찬 삶을 살면서 느꼈던 씁쓸한 감정을 콕콕 짚어내는 대사들이 날아와 박힌다. 매일 산 넘고 물 건너 서울과 집을 출퇴근하며 "어떻게 청춘이 매일 집에 가기 바쁘니"라는 말, 회사 생활을 즐겁게 하려면 동호회에 들라는 말에 "내성적인 사람은 내성적일 수 있게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나"라던 읊조림, "나는 사랑받는 여자인 척, 부족한 게 없는 여자인 척하고 있어요"라면서도 한 번 웃질 않는 미정의 말들이 그 예다.
화려한 재벌가의 삶이나 신의 도움인지 장난인지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드는 드라마들과 결이 다르다. 현실을 찍은 듯한 '나의 해방일지'. 그 점이 장점이지만 또 호불호가 갈릴 포인트다. 먹먹한 현실을 나의 이야기처럼 공감할지, 혹은 그래서 더 외면하고 싶을지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회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가입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2.941%를 기록했다.
◇ 이준기 원맨쇼 '어게인 마이 라이프'.
지난 8일 시청자들과 처음 만난 SBS 금토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웹소설,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었고 이준기가 주연을 맡았다. 콘텐츠 히트 코드로 자리 잡은 '회귀'와 SBS에서 히어로물을 연속으로 선보이며 흥행한 '권선징악 히어로'가 더해진 드라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첫 회부터 빠른 속도감으로 시선을 빼앗았다. 대쪽같은 검사 김희우(이준기 분)가 수사를 하다가 죽음을 맞게 되고 15년 전으로 돌아가는 내용이 빠르게 전개됐다. 만화적인 인물의 캐릭터는 명확하게 그려졌고, 이야기 전개는 빠르고 내용은 어렵지 않다.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방식도 친절하고 선과 악의 구도도 확실하다.
이준기의 원맨쇼다. 이준기는 뛰고 구르고 울부짖으며 회귀 스토리 주인공의 임무를 충실히 다해낸다. 15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이준기의 동안이나 다양한 캐릭터를 입어도 무리없는 연기력도 받침이 됐다. 시청자는 단 1회 만에 이준기의 편이 되어 '어게인 마이 라이프'의 권선징악 스토리를 함께 하게 된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어렵지 않게 진행되며 앞으로의 전개도 예상 가능하다. 이 과정을 충실히 따르며 즐길 수 있는 드라마다. 다만 익숙하기에 뻔하게 느껴지는 지점도 있다. 또 김희우 시점의 내레이션으로 상황과 감정을 전부 설명하려는 방식은 쉽지만, 동시에 작위적인 인상을 주기도 한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회 5.8%로 출발, 2회는 6.4%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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