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주 52시간 대수술 예고… 노동시간 어떻게 바뀌나
② 바쁠 때 일하고 원할 때 쉰다… '근로시간계좌제' 도입될까
③ 尹이 쏘아 올린 최저임금 차등적용, 경영·노동계 시각차 뚜렷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핵심 노동정책으로 노동시간 유연화 추진하면서 '근로시간저축계좌제'가 도입될 지 주목된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란 말 그대로 초과 근로시간을 적립했다가 휴가 등으로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산업별로 근로 형태나 업무 집중 시기 등이 다른 상황에서 근로시간의 획일적 규율방식을 벗어나 기업의 생산 유연성을 높이고 노동자의 휴식시간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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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휴가제 활용률 미미… 대안은 근로계좌제?━
윤 당선인의 정책공약집을 보면 근로시간 유연성을 확대 일환으로 연간 단위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저축계좌에 적립된 초과근로시간을 장기휴가로 사용하고 연장근로시간 규제를 총량규제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노동자가 초과 근로시간을 휴가로 활용하는 방안은 현행법에서도 가능하다. 근로기준법 제57조는 사용자가 노동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통해 연장·야간·휴일근로 등 초과근로 등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휴가를 주는 '보상휴가제'를 규정하고 있다.
보상휴가제는 노동자와 사용자의 임금·휴가 및 근로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확대하고 실근로시간단축을 유도하기 위해 2004년 마련된 법안이다.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갈음해 휴가일수를 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초과근로시간의 1.5배를 가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노동자가 2시간 연장근로를 했다면 3시간의 휴가를 부여하는 식이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 노동자 입장에선 근로생애 전체에 걸쳐 육아휴직이나 안식년 등 장기간 휴가수요에 계획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가능하고 경기불황 시 고용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은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통해 생산량 확대·축소 등 수요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제도에서 설정한 상한까지는 연장근로수당을 미지급해 인건비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실시하더라도 노동자가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쓸 수 있는지에 회의적인 반응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계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을 시키고도 가산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인건비 지급 절약수단으로 비자발적인 휴가를 강요해 노동자의 전반적인 소득이 감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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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제도 활성화… 국내 기업도 도입 희망━
독일은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일찌감치 도입해 안착에 성공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독일은 2006년 메르켈 정부에서 근로시간계좌제를 도입,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시간계좌제가 채택되면 노동자는 근로시간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근로시간계좌제의 유형으로는 정산기간이 월 또는 년 단위로 설정된 '단기근로시간계좌'와 단위 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근로시간계좌'가 있다. 장기근로시간계좌는 일반적으로 시간계좌로 설정되지만 금전계좌(임금청구권 형태로 환산)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독일의 근로시간저축계좌제 운영현황을 보면 250인 이상 사업자 중 해당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사업장의 비중이 81%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됐다.
국내 기업들은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상위 500대기업(응답 129개) 인사·노무 실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 비중은 18.6%로 나타났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경우 근로시간계좌제에 관한 단체협약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강조하며 "근로시간 생애주기를 염두에 두고 근로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질병 치료, 교육이나 훈련을 위해 장기간 휴식 시간 확보 등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근로시간계좌제는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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