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이 중국 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이 자국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자국의 보조금과 일감 몰아주기를 바탕으로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았던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보다 60% 상승한 13.9GWh로 32.7%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1위를 지켰다.

SK온은 139.6% 상승한 6.2GWh로 14.6%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삼성SDI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3.5GWh로 25.3% 증가했다. 점유율은 8.3%로 순위는 5위다. 국내 3사의 점유율은 55.6%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이외 시장에서는 아직 한국산 배터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중국계 업체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CATL은 7.1GWh로 전년동기대비 126.7% 성장하며 16.6%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CATL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 유럽 수출 물량)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 EQA, BMW iX3 등의 순수전기차 판매 급증에 힘입어 두배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 신왕다도 전년 동기 대비 846.4% 성장한 0.3GWh 사용량을 기록하며 8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0.7%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유럽에서 르노그룹의 다키아 스프링 일렉트릭 수요가 늘며 1분기 처음으로 글로벌 톱10에 진입했다.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덩치를 키웠다. 올해 1분기 중국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CATL 배터리 사용량은 33.3GWh로 전년동기(14.0GWh)보다 137.7% 증가하며 점유율이 28.5%에서 35.0%로 크게 늘었다. 이제는 안방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모양새다.

CATL은 최근 독일 중부 튀링겐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 생산을 허가받았다. 이 공장은 CATL이 18억 유로(약 2조4100억원)을 투자해 2019년 착공한 곳장으로 초기 생산 설비량은 8기기와트시(GWh)를 시작으로 14GWh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북미 투자에도 속도를 낸다. CATL은 50억달러를 투자해 8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로 하고 현재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CATL 외에도 BYD, CALB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미국과 유럽 투자를 확대한다.

SNE리서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지켰지만 중국 업체가 급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한국계 3사에 대한 압박은 여전하다"며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가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