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진지하고 냉철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기로 유명한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 31일(현지시간)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기자실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해 각각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평소 진지하고 냉철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기로 유명한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방탄소년단(BTS)은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방탄소년단이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과 함께 기자실 문을 열고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등장할 때만 해도 기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차분한 분위기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한 명씩 발언을 시작하자 대다수 기자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브리핑룸 뒤편에 배치된 사진 및 카메라 기자들은 "폰 다운(Phone Down·휴대전화를 내려라)"을 연이어 외쳤다. 촬영 구도에 방해를 받으므로 휴대전화를 내려달라는 다급한 호소였지만 상당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BTS 담기'에 열을 올렸다.

회견장에 있는 49석의 고정석 외에도 100명 정도의 기자들이 통로에 서서 방탄소년단의 방문을 기다렸다. 일부 백악관 상시 출입기자들은 기자실에 들어서다 엄청난 취재 인파에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 남성 영상 기자는 "백악관 브리핑룸이 이렇게 붐비는 건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 백악관 상시 출입 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 나설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렇게 많이 모인 적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브리핑 룸을 떠나자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고, 기자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유튜브 동시 접속자도 급격히 감소했다. 디스 위원장은 웃으며 "오늘 집에 가서 아이들에게 내 브리핑 오프닝을 방탄소년단이 해줬다고 얘기해야겠다"고 눙을 쳤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