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이란 반다르 아바스 근처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선박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상선 공격에 미국이 이틀 연속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휴전 합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각)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상업용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계속되는 공격에 직접 대응해 이란을 공습했다"며 "미군 항공기가 이란의 정찰 인프라, 통신 시스템, 방공 기지, 드론 저장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보복 조치다. 중부사령부는 전날 이란이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1차 공습을 단행했지만, 이란이 다시 유조선을 공격하며 휴전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파나마 국적 유조선 '키쿠호'를 향해 일방 공격용 드론을 발사했다. 키쿠호는 당시 2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고 있었다.

미군의 이란 공습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미군은 전날에도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미사일·드론 저장시설과 해안 레이더 기지 등을 타격했다. 이에 이란도 미군과 연계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규탄 성명을 냈다.

양국의 무력 공방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25일 "어떤 선박이든 우리의 허가 없이, 또는 지정된 항로를 벗어나 해협을 통과하려 할 경우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해당 선박에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를 국제 해상교통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중부사령부는 "상업용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계속되고 있다"며 "미군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치명적 타격 능력을 유지하며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종전 MOU가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당 MOU에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방안'을 함께 정립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를 두고 "사실상 이란 정부에 공식적인 호르무즈 해협 관리 역할을 부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이를 근거로 해협 통제권을 굳히려 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전쟁 전과 같은 자유로운 통항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오만 측 항로 이용을 늘리고 상선에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며 이란의 영향력 약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불완전한 종전 합의가 추가 충돌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양국이 후속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지적 무력 충돌이 반복되면서 휴전 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