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6.0%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첫 빅스텝을 밟았다. 이에 한국 기준금리는 1.75%에서 2.25%로 올라왔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올 4월, 5월에 이달까지 3회 연속 금리 인상은 1999년 기준금리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한은이 빅스텝을 밟은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먼저 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1.75%였던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3회 연속 인상은 한은 역대 처음이다.


지금까지 한은 역사상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내린 '빅컷'(2020년 3월 1.25%→0.75%)을 단행한 적은 있지만 '빅스텝'에 나선 적은 없었다.

한은이 빅스텝에 나선 것은 올 하반기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부터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가다 3월(4.1%)과 4월(4.8%)은 4%대로 올라서더니 지난 5월에는 5.4%, 6월에는 6.0%로 치솟았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최고치인 동시에 한은은 물가 안정 목표치(2.0%)의 무려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앞으로 1년 뒤의 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지난 5월 3.3%에서 6월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폭만 보면 2008년 해당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으면 근로자는 기업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이러한 임금 인상분은 상품과 서비스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가속화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이 지난 6월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인상)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한은의 빅스텝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달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이날 빅스텝을 밟았지만 한국(2.25%)보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0.25%포인트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의 빅스텝은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역전 차를 좁히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한미간 기준금리가 크게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본격화하는 동시에 원화가치가 절하될 것으로 우려돼서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8월 25일 ▲10월 11일 ▲11월 24일 등 앞으로 3차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