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차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1.75%였던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3회 연속 인상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은이 빅스텝에 나선 것은 올 하반기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기준 6.0%까지 치솟았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최고다.


기준금리가 한번에 0.5%포인트 인상되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최근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3조9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특히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시 주식·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SGI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시 대기업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원 증가 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의 가산금리도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 1% 인상 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가산금리는 1.69%로 대기업(1.17%)보다 0.52%포인트 더 높은 걸로 조사됐다


중소기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자재·환율·물류 등 생산원가 폭등으로 빚이 늘었고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값비싼 금리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전체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원이며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원에 달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건실한 중소기업도 외부 요인에 의한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이는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와 올 상반기 연이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대출조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금융권의 자금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9월 말 종료 예정인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엄중한 상황을 반영하여 조속히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