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무상증자를 통상 주가에 호재로 받아들인다. 무상증자란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전체 시가총액이나 자본금의 변화는 없으나 유통 주식 수가 늘면서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된다. 무상증자를 공시한 종목이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치솟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이유다.
무상증자 권리락 효과도 투자심리를 자극한다. 권리락이란 신주 배정기준일이 지나 신주인수권 권리가 사라지는 것을 뜻하는데 기존 주주와 새로운 주주 사이의 형평성을 위해 시초가를 일정 기준에 따라 인위적으로 하향 조정한다. 권리락이 발생하면 기업가치는 그대로이지만 주가가 내려가면서 가격이 저렴해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유통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최근 노터스·공구우먼·조광ILI·실리콘투·케이옥션 등 무상증자 이슈로 급등락을 보인 종목이 쏟아졌다. 혼란스러운 시장 분위기 속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을 위해 기업들이 잇따라 무상증자 카드를 꺼내면서다. 지난 5월 1주당 8주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한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회사 노터스는 공시 후 8거래일 만에 주가가 133% 치솟았다. 권리락이 이뤄진 같은 달 31일부터는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6월13일엔 장중 권리락 기준 가격(7730원) 대비 468.56% 오른 4만395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이날 고점을 찍은 후 9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같은 달 20·21일 2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후 급등락을 거친 노터스는 결국 권리락 기준 가격 아래로 떨어졌으며 지난 2일엔 종가 기준 6930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84% 이상 곤두박질친 것이다.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한 미술품 경매 회사 케이옥션의 경우 권리락 효과가 사라지고 보호예수 물량 해제라는 악재까지 맞물리며 가파른 하락세를 마주하게 됐다. 지난 7월5일 권리락이 발생한 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케이옥션은 3일차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달 25일 상장 6개월을 맞아 29만7588주(3.28%)의 보호예수가 해제되면서 전일 대비 10.92% 급락하기까지 했다. 케이옥션은 지난 2일 6980원에 장을 마감, 무상증자 후 기록한 장중 최고치 1만7550원 대비 60% 이상 떨어졌다.
최근에는 이른바 '슈퍼개미'의 무상증자 재료를 활용한 '먹튀' 논란도 불거졌다. 신진에스엠의 경우 부산에 거주하는 개인투자자 김모 씨와 특수관계인 나모 씨가 지난 6월과 7월 장내 매수로 발행주식의 12.09%인 108만5248주, 총 107억여원 규모를 취득한 후 '경영 참여'를 선언하고 무상증자를 요구하는 공시를 띄웠다. 하지만 김씨와 나씨는 이후 무상증자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자 7월 7·8·11일 사흘에 걸쳐 차례로 주식을 팔아 총 11억여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주가 폭락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회사 측은 실제 같은 달 14일 1대 1 무상증자 결정 공시를 냈으나 재료가 주가에 선반영되며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후 양지사 지분을 취득하고 회사에 무상증자를 요구하겠다고 나서면서 또 한 번 주가 폭등을 유발, 논란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 관련 이슈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강행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상증자가 며칠 폭등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려면 이유와 배경은 물론 기업의 자산가치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무분별한 무상증자 테마주 투자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무상증자 가능성이나 결정 공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투자 판단력이 흐려지기 쉬운 안갯속 장세일수록 더욱더 '가치 투자'의 중요성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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