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주주만 살찌우는 '물적분할' 반대"… 행동나선 개미들
②'물적분할' 막힌 기업들… 자금조달 어떻게?
③'물적분할'만 아니면 괜찮나?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이 소액주주들의 저항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물적분할 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등을 예고하면서 사실상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 막혔기 때문이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에 집중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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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에 물적분할 제동?… 소액주주 반발도 만만찮아━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달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 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물적분할 반대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해 보유 주식을 물적분할 추진 전 주가로 회사에 팔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주가는 주주와 기업이 협의해 결정하지만 협의가 불발되면 자본법상 시장가격이 적용된다.권익 제고 방안에는 물적분할 추진 기업의 공시 책임과 물적분할한 자회사에 대한 상장심사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회사는 이사회를 통해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한 뒤 3일 안에 물적분할의 구체적 목적 및 기대 효과 등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물적분할 후 5년 안에 모회사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자회사 상장이 제한되기도 한다. 이미 물적분할을 끝낸 기업도 분할 후 5년이 지나지 않았으면 강화된 상장심사를 받는다.
재계에선 정부의 규제 방침으로 인해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기업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업들은 투자에 사용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 적용되면 되레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공시 부담과 불투명한 신설 자회사 상장 가능성도 물적분할을 주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물적분할을 추진했던 DB하이텍과 풍산은 소액주주들의 반대를 이기지 못하고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했다. DB하이텍과 풍산 소액주주들은 각각 주주연대를 구성해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등 물적분할 반대 운동을 펼쳤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10일 물적분할 반대 주주연합을 통해 "모회사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면서 아무런 제약 없이 모자(母子)회사 동시 상장을 허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자회사를 동시 상장하려면 유럽 등과 같이 신주발행 없이 구주매출을 원칙으로 하거나 자회사 주식 50%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분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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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은행 대출·회사채 발행 부담… "지금은 리스크 관리 집중할 때"━
또 다른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인 회사채 발행도 은행 대출과 사정이 비슷하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올 1분기(1~3월) 12조9050억원에서 2분기(4~6월) 8조8975억원, 7~8월 4조6135억원 등으로 감소 추세다. 무엇보다 회사채 금리가 올 들어 2배 이상으로 올라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10월 중순 연 5.30% 안팎을 기록하며 연초(2.46%)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한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이자가 올라가고 주식시장이 악화하면서 채권 발행이나 기업상장이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며 "실물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만큼 기업들은 외형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 시도가 아닌 리스크 관리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기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자금조달은 투자 환경이 개선됐을 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는 시설 보완 등 기초적인 투자에만 돈을 쓰는 게 맞다"고 봤다. 이어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조달을 진행하기 위해선 정부 정책 도움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기술전략 산업에 한정된 자금 규제 완화 정책의 범위를 넓히는 등의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기술전략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타 업종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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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끄는 이유는?━
소액주주들은 이 같은 이유로 회사분할 시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회사 지분을 나눠 갖기 때문에 상장해도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적다. 물적분할 반대 주주연합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물적분할도 공시만 되면 주가가 폭락한다"며 "인적분할을 하면 모든 주주가 주가 상승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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