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67·사진)이 날개를 달았다. 조 사장이 취임 당시 목표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켰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31호 신약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시장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서울시 더플라자호텔에서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조 사장은 "렉라자 단독요법이 글로벌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사장의 자신감은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와 맞닿는다. 유한양행은 폐암 진단 후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와 기존 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를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유효성 평가의 1차 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렉라자 투여군이 20.6개월로 이레사(9.7개월)를 압도했다. PFS는 치료제 투여 후 종양이 커지지 않고 환자가 생존한 기간을 가리킨다.


렉라자는 질병 진행과 사망 위험도 이레사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 2차 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 부분에서도 렉라자는 이레사와 동등한 결과를 얻었고 안전성 부분서도 사실상 동등한 값을 획득했다.

렉라자의 시장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레사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폐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이 가장 처음 쓰는 1차 치료제다. 2차 치료제로 국내에서 허가받은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지위를 넓힐 수 있다. 1차 치료제와 2차 치료제의 차이는 크다. 2차 치료제는 첫 번째 치료에 실패한 후 쓰이는 약을 말한다. 치료제 시장에서 태생적으로 1차 치료제가 2차 치료제보다 처방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렉라자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쓰이는 약이다. 2015년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총 계약규모 1조4000억원에 수출한 약물이기도 하다.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은 얀센에 있다.


조 사장은 "내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허가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얀센과 논의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