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계약 마감을 코앞에 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과 포기의 갈림길에 서있다.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인해 인근 송파 헬리오시티 매매가가 급락하며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가와 비슷한 가격까지 내려온 탓이다./사진=정영희 기자

"둔촌주공 계약 끝나면 고덕아르테온 8억원까지 떨어질까요?"(30대 직장인 A씨)
지난 17일 정당계약을 완료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계약률이 70%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강동구보다 도심이 더 가까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59㎡(이하 전용면적)가 12억6000만원에 급매로 팔리는 등 급격히 가격이 떨어져 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졌다. 올림픽파크포레온 59㎡ 분양가는 10억원 중반대로, 각종 옵션 가격을 포함하면 13억원에 달한다.
3년 전 가격… 눈치싸움 시작됐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 복도 양쪽엔 두 곳 걸러 하나씩 공인중개업소가 자리했다. 각 중개업소마다 직접 찾은 방문객들과 얘기를 나누거나 걸려오는 문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2018년 12월 완공됐다. 송파역 역세권이며 총 84개동, 9510가구로 '미니 신도시'란 별칭이 붙었다. 지하철 8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역(2호선 환승) 21분, 여의도 35분, 광화문 40분 등으로 도심 회사까지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헬리오시티 59㎡가 13억9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그보다 하루 전 '국민평수'로 불리는 84㎡는 16억5000만원(21층)에 팔렸다.
송파 헬리오시티 정문/사진=정영희 기자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59㎡는 766가구에 불과해 가격 자체가 많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2021년 18억원대 후반에 매매됐던 2층 매물이 지난달 급매물로 나와 12억6500만원에 팔렸을 뿐 현재 대체로 14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소 관계자는 "단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84㎡ 매물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며 "최근 15억원대에 나온 1, 3층 급매물이 팔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과는 달리 헬리오시티 매매 호가는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의견이다. 59㎡ 중간 층 아파트 중 최저 호가는 13억원대 후반이며 84㎡ 고층 물건 중엔 16억원대 초반까지도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이는 3년 전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헬리오시티 84㎡가 15억원대에 거래된 것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2021년 강남 압구정·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실거주자만 매수가 가능하고 입주 후 2년동안은 매매와 임대도 할 수 없었다.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의 경우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나 갭투자로 목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의 성지가 됐다.

2021년 23억원대까지 오른 84㎡는 지난해 5월 22억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이자 급등과 거래래 절벽으로 20억원 선이 무너졌다. 추가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수요도 적지 않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84㎡가 13억원대까지 떨어지면 무조건 사겠다는 수요자도 있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 고덕아르테온 전경/사진=정영희 기자
입지보다 가격 우선이라면… '고덕아르테온'에 수요 몰린다
일부 수요자들은 올림픽파크포레온과 같은 강동 내 '고덕아르테온'으로 눈을 돌렸다. 서울 외곽이어서 입지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 측면에선 충분한 이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0년 2월 준공된 고덕아르테온은 41개동 4066가구 규모다. 정문 바로 앞에 5호선 상일동역이 있어 ▲광화문역 39분 ▲여의도역 52분 ▲강남역 44분(2·8호선 환승) 등이 소요된다. 송파보다 도심으로의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직장이 강남역인 경우 헬리오시티보다 통근 시간이 2배 더 걸린다.


이 단지 상가에도 30여곳의 공인중개업소가 늘어서 있었다. 유리 문엔 '초급매' '급급매' 등의 문구가 걸려 있기도 하다. 고덕아르테온 59㎡는 지난해 11월 9억3000만원(2층)에 팔렸다. 지난달엔 같은 평수 매물 중 중층인 10층 매물이 9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같은 달 84㎡는 12억9500만원(1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면적은 앞서 지난해 1월 19억5000만원(15층)에 팔린 데 이어 그해 9월엔 13층 매물이 1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1년도 채 안돼 34%가량 급락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59㎡의 경우 10억원 아래로 나온 매물이 있다"며 "호가도 계속 바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체 가구 수의 절반 이상인 84㎡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며 "현재 호가는 13억~13억5000만원이지만 온라인엔 더 저렴한 물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