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1일 현대캐피탈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 'AA 안정적'에서 'AA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이는 지난 달 4일 NICE신용평가가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올린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이뤄져 눈길을 끈다. 최근 캐피탈 업계엔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리스크 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상반된 결과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 그룹 전반의 지원이 제고될 전망"이라고 등급 상향의 이유를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59.7%)와 기아(40.1%)의 보유 지분율이 99.8%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의 캡티브(전속) 금융사다. 2021년 9월 현대차그룹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돼 운영 중이다.
그룹과의 결속력을 위해 지난해엔 새 둥지를 텄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9월말 본사 사옥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서울역 인근 '그랜드센트럴' 빌딩으로 옮기며 '서울역 시대'를 열었다.
2008년부터 현대카드, 현대커머셜과 같은 건물을 썼지만 14년 만에 독립된 공간을 꾸리게 됐다. 때문에 사옥 이전은 단순히 업무 공간의 이동이 아닌 현대차그룹 내 다른 금융사와의 분리, 현대차그룹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놓이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목 대표는 현대캐피탈만의 정체성 확립,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가장 기대되는 건 해외 경쟁력이다. 목 대표는 맥킨지, 소프트뱅크, 두산중공업 등에서 해외영업 및 전략을 담당했다. 그의 경력이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에 힘을 보탤 것이란 진단이다.
지난해 1월 현대캐피탈은 프랑스까지 금융 영토를 넓혀 '현대캐피탈 프랑스'를 정식 출범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 프랑스'는 현대캐피탈의 10번째 해외 금융법인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는 게 목 대표의 구상이다.
목진원 대표는 지난해 연말 '글로벌 포럼'을 열고 전세계 법인의 주요 임직원과 새로운 기업 비전을 공유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과의 강력한 '원팀' 체제를 바탕으로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내실 강화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신사옥 이전에 맞춰 '자유롭고 유연한 소통과 협업'에 주목해 '자율좌석제'도 전면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날마다 자신의 일하는 방식과 업무 성격에 따라 일할 좌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신용등급 상향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캡티브 금융사로서의 전략적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인정받은 데 따른 결과"라며 "현대·기아차 고객들에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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