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이 2개월만에 4%대에 진입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 우편함에 2월 가스비 고지서가 끼워져 있는 모습./사진=뉴스1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개월 연속 3%대를 지속하다 4%대에 재진입했다. 난방비 급등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영향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0%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앞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4~6월 3%대를 이어가다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어 8월 4.3%, 9월 4.2%, 10월 4.3%, 11월 4.2%로 4%대에 머물다 12월 3.8%를 기록, 6개월 만에 3%대를 회복했다.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3.9%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이 4%대를 기록했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7월~2009년 7월과 유럽 재정위기와 일본 지진이 있던 2011년 3월부터 1년 간이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4%대로 올라온 것은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 가스·전기·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한은이 통화정책을 결정·운용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주관적 전망이지만 실제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경제지표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 가격 등에 반영되면서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은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임금 인상 부담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올리는'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체감한 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2%였다. 물가인식은 8개월 연속 5%대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2로 전월(90.7)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개월만의 하락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기준값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6개 항목 중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82로 전월과 같았고 6개월 뒤를 전망한 생활형편전망 CSI는 83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은 95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반면 소비지출전망은 2포인트 오른 112를 기록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48을 기록했으며 향후경기전망지수는 전월과 같은 60으로 집계됐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113으로 나타났다. 시장 금리 하락이 가속화하고 통화 긴축 기대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이다. 이는 2021년 4월(112) 이후 1년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도 2020년 3월 이후 2년11개월만에 최대다.

향후 1년 뒤 집값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른 71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 정책과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 등에 힘입어 집값 전망이 소폭 상승했지만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며 여전히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