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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 대비 대출·예금금리 상승폭이 미국 주요 은행이나 과거 금리 상승기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변동에 따른 대출 이자부담이 소비자에게 더 많이 전가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비중은 미국보다 커 차주의 금리부담이 크게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은행부문 주요 감독·검사 현안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은행 대출·수신금리의 기준금리 민감도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변동분을 각각 기준금리 변동분으로 나눈 대출베타는 69.5%, 예수금베타는 53.1%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4대 주요은행(대출베타 42.6%, 예수금베타 27.8%)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출베타와 예수금베타는 기준금리 변동 영향을 소비자(대출자, 예금주)에게 전가하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즉 국내 은행이 미국보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더 많이 전가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은행의 지난해 대출·예금금리 상승세는 과거 기준금리 상승기 때보다도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은행들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전체은행의 지난해 평균 대출베타는 신규취급액 기준 101.5%, 잔액기준 78.2%로 과거 금리상승기(신규 54.5%, 잔액 50.3%)보다 높았다.

예수금베타도 지난해 신규 118.2%, 잔액 62.2%로 과거(신규 75.8%, 잔액 46.1%)보다 높았다.

금감원은 대출금리의 경우 상대적으로 변동금리부 대출비중이 높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15%에 그쳤지만 국내 주요은행은 약 67%에 이른다. 특히 전세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92%에 달한다.

예금금리의 경우 지난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등 일시적 자금시장 경색으로 시장금리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금융권의 수신유치 경쟁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다만 금감원은 최근 은행권이 금리인하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고 시장금리도 안정되면서 금리부담도 조만간 완화할 것으로 봤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부산·대구은행 등을 차례로 현장방문하자 이들은 가계대출 금리 인하 등 상생금융안을 잇따라 내놨다.

금감원은 6개 은행 기준으로 연간 차주 170만명, 약 3300억원 수준의 이자감면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히고 있으며 잔액기준 금리 상승세도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지난해 11월 5.67%에서 4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달 5.1%까지 내려왔다.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지난해 11월 4.68%에서 12월 4.92%, 1월 5.06%로 올랐지만 2월엔 5.11%, 3월엔 5.17%로 상승폭이 줄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기준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잔액기준에 반영되는 시차 등을 감안하면 잔액기준 금리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분기 이후 하향안정세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