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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덱스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이사 보수 관련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회사 안건 반대를 주도한 VIP자산운용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월덱스는 보수체계와 주주환원 정책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30일 VIP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29일 열린 월덱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관련 안건 3건이 모두 부결됐다. VIP운용은 이번 주총에서 회사 측 안건에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 권유에 나섰다.
특히 배종식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의 보수한도를 심의하는 제2-1호 안건은 당초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분 34.8%를 보유한 배 대표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 대표를 제외한 일반주주의 94.7%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결과는 뒤집혔다. VIP운용은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개인주주 대부분이 회사 측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부결로 월덱스는 새로운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마련해 임시주총을 다시 열어야 한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배 대표와 배영수 부사장의 연임 과정에서도 주주 설득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표 대결은 VIP운용이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인 의결권 위임 권유에 나선 사례다. VIP운용은 그동안 경영진과의 대화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우호적 행동주의를 전개해왔지만 이번에는 공개 반대에 나섰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공개 표 대결에서 이기는 게 우선적인 목표는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안건 통과시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월덱스 경영진은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부결된 안건을 임시주주총회에 다시 상정했다. VIP운용은 주주들의 반대 사유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수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표이사의 의결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분리 상정하고 월요일 오전 9시 경북 구미에서 주주총회를 연 점, 정기주주총회 때 허용했던 전자투표를 이번에는 실시하지 않은 점 등이 논란이 됐다.
주주들의 불만은 보수한도 안건에만 그치지 않았다. VIP운용에 따르면 월덱스의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은 2.3%에 불과하다. 사내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아버지와 두 아들로 구성된 가족 중심 이사회 구조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한 가업승계 전문가를 독립이사로 선임한 점도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임시주주총회 직전 발표된 밸류업 계획도 불신을 해소하지 못했다. 회사는 2600억원 규모의 투자와 향후 3년 평균 배당성향 10%를 제시했지만 투자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주주환원 수준도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 결과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69.2%였던 반대 비율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94.7%로 25.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현재의 경영 방식과 지배구조에 대한 주주들의 경고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전자투표 배제에 분노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주셨다"며 "대주주의 독단을 견제하고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뜻이 분명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VIP운용은 월덱스가 과감하고 실행 가능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덱스는 약 23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1600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했다. VIP운용은 지난 6월 초 올해 최소 2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내년 이후 연간 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사 보수체계 개편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기존의 백지수표식 보수한도는 이미 주총에서 부결됐다. 경영진 보수는 총주주수익률(TSR) 등 객관적인 성과와 연계해야 한다"며 "우수한 성과에는 더 큰 보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주주들은 보수 금액 자체가 아니라 성과와 무관하게 대표이사가 마음대로 정하는 보수체계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경영진과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진정성 있게 협의에 나선다면 우호적인 파트너로서 주주환원과 신규투자, 보상체계를 아우르는 합리적인 밸류업 방안을 조언하겠다"고 덧붙였다.
VIP자산운용은 2003년 설립된 독립계 자산운용사로, 장기 가치투자를 기반으로 국내외 주식과 대체투자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 기업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주주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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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
증권부 염윤경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