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냉동 배아도 아이와 같다는 판결을 내려 일부 불임치료가 중단되는 등 일부 기독교인들도 출산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한 미국인이 체외수정으로 얻은 막내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 / 사진=로이터
미국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냉동 배아도 아이와 같다"는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 (이하 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낙태 반대 운동을 주도하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이번 판단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체는 원인 불명의 불임을 겪고 있는 기독교인 마가렛 보이스의 사연을 예로 들었다. 그는 10개월 동안 불임 치료를 받고 체외수정(IVF) 첫 예약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 해당 판결이 내려지면서 불임 치료는 중단됐다. 그는 "이번 판결로 이미 힘든 상황에 불필요한 불안감이 더해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시험관 아기 시술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냉동 배아를 폐기할 경우 생명을 훼손한 것으로 취급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관 톰 파커는 자신의 결정을 설명할 때 성경 구절을 인용해 종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그분의 영광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이에 낙태를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는 파커 대법관의 성명에 지지를 표했다. 낙태 반대단체 '라이브 액션'의 설립자 릴라 로즈는 "페트리 접시에서 아이들을 마음대로 만들고 다시 마음대로 파괴하는 실험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인간을 얼음 속에 계속 둬서도, 파괴해서도 안 된다. 이것(냉동 배아)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판단으로 난임 치료를 하는 일부 병원과 의료진들은 배아를 다루다 기소당할 가능성에 불안감을 표하며 IVF 시술을 중단했다. 시술 과정에서 냉동 배아를 여러 개 준비해두는데 임신이 성공했을 경우 남은 배아를 처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앨라배마주의 결정에 대해 "절박하게 임신을 시도하는 가족들에게 불임 치료도 위험해졌다"고 말했다.


보이스는 기독교인으로서 낙태는 반대하지만 냉동 배아는 생명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배아는 아기가 아니다. 배아가 아기가 되길 갈망하는 사람만큼 그것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불임 가족 지원단체 캐리웰에서 일하는 로드니 밀러는 이번 판결로 출산이 더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그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인공수정이 갈수록 줄어들어) 더 적은 수의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