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해 11월9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노 관장의 비서 A씨가 착복한 현금 26억원은 노 관장의 개인 돈 19억7500만원과 아트센터 나비의 공금 5억원 등이 포함됐다.
A씨는 노 관장 통장에서 월 100만~5000만원을 인출해 돈을 빼돌렸다. 다른 한편으로 아트센터 나비 재무담당자 B씨에게 노 관장을 사칭하며 "빈털터리가 돼 소송자금이 부족하니 상여금으로 5억원을 송금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5억원을 송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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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 송금' 지시에 확인절차 없이 개인계좌에 공금 입금━
노 관장을 사칭한 휴대폰 문자메시지만으로 재무담당자 B씨가 곧바로 거액의 현금을 개인 통장에 입금한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공익법인은 정부보조금, 기부금 등을 통해 운영되는 만큼 자금의 쓰임에 대해 직원의 '여비교통비'까지 공시자료에 기입할 정도로 꼼꼼하게 관리한다. 반면 B씨는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1년 사업수행비용에 해당하는 5억원을 개인계좌로 입금했다.
공금을 개인계좌로 입금하라는 지시에도 별다른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 일각에선 평소에도 유사한 지시가 관례적으로 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나비는 상여금 입금 후 7개월간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연말정산이 다가오자 B씨가 상여금으로 인한 세금문제에 대해 노 관장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인지했다고 한다. 만약 공금을 개인계좌에 이체한 정황이 추가로 발견될 경우 아트센터 나비가 노소영 관장의 '사금고'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트센터 나비가 공익법인의 윤리와 절차를 무시하고 상여금(보너스)을 지급한 과정도 논란이다. 2022년 아트센터 나비는 직원 16명에게 인건비 약 10억원을 지급했는데 관장 1인의 보너스만으로 전체 인건비의 절반을 썼기 때문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2021~2022년 코로나19로 휴관이 잦았고 2022년에는 2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정 상황과 운영이 어려웠다. 노 관장이 5억원을 성과금으로 받기에는 객관적 실적이 부족했으며 상여금 지급을 논하는 이사회가 어떤식으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웬만한 대기업 CEO나 받을 수 있는 규모의 상여금을 비영리단체에서 연중에 받는다 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과잉 연봉에 대한 논란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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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지급 과정도 의문… 공익법인 사유화 논란━
노 관장이 공익법인을 사유화했다는 의혹도 있다. 비서 A씨는 관장의 일정 관리 등 보조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A씨가 노 관장의 인감도장과 신분증 등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업무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익법인의 사적 활용에 해당한다.노 관장이 이 사건을 실제 인지한 시점도 의문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 비서 A씨의 횡령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인 확인과 안내가 일상화된 금융시스템을 고려하면 수년간 개인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전혀 몰랐다는 점을 수긍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횡령 사건으로 아트센터 나비는 부실 운영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개인의 사기가 아닌 공익법인의 관리 부실과 사유화에 대한 논란을 촉발할 수도 있다"며 "사실상 개인에 의해 운영되는 공익법인에 대해 적절한 외부의 감시와 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이번 횡령 금액을 회계에 반영해 결산보고, 감사보고서를 공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이 미술관은 4월 마지막 주에 보고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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