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인원의 82%를 지방 의대로 배정했지만 교육병원(수련병원)을 수도권에 둔 '무늬만 지역의대'가 다수 포함되면서 지역의료를 고려한 결정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2일 전남 화순군 한 병원의 문이 닫힌 모습으로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뉴스1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인원의 82%를 지방 의대에 배정했지만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보건의료연합)은 이는 지역을 고려한 결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정원이 세 배로 늘어난 울산대와 성균관대 의대처럼 수도권에 교육병원을 둔 학교에 많은 증원 인원을 배치했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0일 논평을 내고 "이번 증원안엔 교육병원이 수도권에 있는 '무늬만 지역의대' 다수가 포함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의과대학은 학습·실습의 성격상 교육 병원 옆에서 학습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의과대학은 원래 대학의 위치보다 교육병원의 위치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립대 의대 증원 인원 1194명 중 수도권 병원이 있는 사립대가 764명(64%)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울산대와 성균관대 200% 증원 등 대형병원들의 증원 폭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이날 발표된 증원 배정안에 따르면 울산대(서울아산병원)와 성균관대(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는 의대 정원이 각각 40명에서 120명으로 늘었다. 학교마다 정원이 세 배로 불어났다.


마찬가지로 서울과 수도권에 병원이 있는 ▲건국대(건국대병원) ▲을지대(을지대병원·의정부을지대병원) ▲차의과대(분당차병원) ▲동국대(동국대 일산병원) ▲가톨릭관동대(국제성모병원)도 각각 40명대였던 의대 정원이 2배 이상 늘어난다.

이들 대학 중 일부는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 수업하다 감사에서 지적받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도 교육부가 차의과대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미인가 학습장 운영을 적발했다.

지난해 교육부의 감사 결과 차의과대는 2014년도 1학기부터 2020학년도 2학기까지 총 7년에 걸쳐 교육부 인가를 받지 않은 학습장 3곳에서 총 487개의 이론 과목 수업을 했다.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차의과대학의 부속병원은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차병원이지만 분당차병원에서 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 대학은 2013년에도 분당차병원에서 의학전문대학원 등의 수업을 하다 교육부 재무감사에서도 적발당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들 의대는) 아예 서울에만 있거나 수도권에 미인가 교육시설 등을 운영하면서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교육·실습을 한다"며 "명분은 지역의료이고 사실상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민원을 해결하려는 정책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지적에 대해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지역 내에서 필수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책무성들을 지속해서 요청하겠다"며 "거기에 따른 이행점검을 통해 그러한 활동들이 바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