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당선인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화 이후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임 당선인이 지난달 29일 제42대 의협 회장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임 당선인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 이후 대상 지목 없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에 새로운 글을 올려 그 대상을 박 위원장으로 구체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의료계 내부의 혼란이 예상된다.
임 당선인은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A few enemies inside make me more difficult than a huge enemy outside"라는 문구를 올렸다. 이는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4일 임 당선인은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면담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서 임 당선인은 비판 대상을 지목하지 않아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날 올린 게시물로 박 위원장을가리키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지배적인 평가다.

대전협 비대위의 대화 결정은 의협과는 논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자리에도 임 당선인 등 의협 측은 배석 되지 않고 박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독대했다. 이에 따라 선배 의사인 임 당선인이 박 위원장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이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의 올렸다. /사진=임현택 페이스북 캡처
전공의끼리도 분열… "사전투표 전 저의 의심" "탄핵해야"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낮 대전협 대의원 대상 공지를 통해 "오늘(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협 측이 기존에 요구해오던 사항들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전공의 측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 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책 제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사직 전공의들은 이들의 만남에 대해 박 위원장과 11명 빼고는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며 반발했다. 박 위원장 측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류옥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전공의는 박 위원장의 만남 시점이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시기라는 점을 짚으며 "그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구체적인 면담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 직후 대통령실은 "의료 개혁 논의에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전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대전협 측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대화 이후 류옥씨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박 위원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모두가 알던 사실을 왜 굳이 가서 확인해야만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에 명분만 준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전공의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 결정을 시작으로 박 위원장이 독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