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본사 사옥. /사진=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가 인건비 인상 여파로 인터넷TV(IPTV) 설치 출동비를 인상하기로 했다. 주52시간 도입과 물가 및 인건비 상승을 고려한 조치라지만 자사 IPTV 브랜드 '비티비'(Btv)에 넷플릭스 콘텐츠가 들어오는 시점과 맞물리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오는 6월3일부터 IPTV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출동비를 올린다.

기존엔 신규 설치 기준으로 주소지를 옮기면 2만2000원, 동일 주소지 내 변경은 1만1000원을 받았지만 다음달부터 3만4100원으로 통일한다. 주소지 변경이나 동일 주소지 내 변경 여부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받는다. 다만 주중 19시 이후 및 주말·공휴일엔 할증 25%가 붙는다.


인터넷과 IPTV 결합 상품도 달라진다. 신규 설치를 위한 주소지 이전 시 1만3200원, 동일 주소지 내 변경일 때는 6600원이었지만 앞으론 2만2000원으로 통합한다. 이어 안방, 거실 등 같은 날짜와 공간에 IPTV 2회선을 설치하면 신규 설치 주소지 이전은 1만3200원, 동일 주소지 내 변경 시엔 6600원이었는데 이 역시 1만7600원으로 변경된다.

이번 개편안은 6월3일 이후 가입하는 고객에게만 적용하고 회사 귀책사유로 인한 장애 발생으로 출동비가 발생한 경우에는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 기가입자의 경우 변경 전 출장비를 그대로 내면 된다.

SK브로드밴드는 2009년 IPTV 사업개시 이후 15년 동안 요금 체계 변화가 없었지만 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 도입,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등으로 출동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매니저의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상향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경쟁사 KT는 신규 설치, 변경, 이전작업에 따른 IPTV 출동비를 셋톱당 2만7500원을 적용하고 있다. 인터넷과 동일 장소, 동일 날짜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1만54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신규 설치를 위한 주소지 이전 시에는 2만2000원, 인터넷과 동시 설치할 때에는 1만3200원의 출장비를 받고 있다.

무선 사업에서 수익성 악화가 예고되는 만큼 유선 시장에서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6개월 동안 SKB 신규 가입자 수는 1만1076명이다. 이를 감안해 단순 계산해도 37억7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주중 19시 이후 및 주말·공휴일은 할증도 붙으면 수익이 더욱 늘어난다.

넷플릭스 콘텐츠가 입점되는 시기를 노렸다는 시각도 있다. SKB는 오는 30일 넷플릭스 제휴 IPTV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양사가 망 사용료 분쟁을 중단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그동안 Btv 사용자는 넷플릭스를 우회경로로 볼 수밖에 없었다.

IPTV 가입자 증가율이 0%대로 내려앉을 정도로 시장이 침체기지만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가 지난달 기준 1129만명인 만큼 가입자 반등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신규 가입자가 늘어날 때를 고려해 출장비를 올리고 구형 셋톱박스를 사용 중인 고객에게도 별도 교체 출장비를 요구할 수 있는 포석인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출장비 인상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양사는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엔 SKB와 KT, LG유플러스 모두 인터넷 설치비를 상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