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법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7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사진은 재적 300인 중 재석 286인, 찬성 284인, 기권 2인으로 구하라법이 통과되는 모습. /사진=뉴스1
수십년 동안 연락 한번 없던 부모가 자녀 사망 이후 갑자기 나타나 재산을 상속받는 어이없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양육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던 부모들이 나중에 나타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경우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실제로 이들은 재산이나 보험금, 보상금 등을 가져갈 수 있었다. 현행법 상 이를 막을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은 이 같은 상황은 발생할 수 없게 됐다. '구하라법'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 이상 양육의 책임을 지지 않은 부모는 사망한 자식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다.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재석의원 286명 중 284명 찬성과 2명 기권으로 가결됐다. 해당 민법 개정안은 2019년 사망한 가수 구하라씨의 친모가 12년 만에 나타나 상속재산의 일부를 가져간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유사한 사례는 적지 않다.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사한 고(故) 신선준 상사의 생모는 이혼 후 연락이 끊겼다가 27년 만에 나타나 국가보훈처로부터 군인사망보상금 1억원, 군인보험금 5000만원을 수령했다. 고(故) 정범구 병장의 생부도 20년 만에 나타나 사망보험금을 받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2020년에는 전북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다.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이혼한 뒤 연락이 끊겼던 생모가 무려 32년 만에 찾아와 유족 급여를 받아갔다. 생모는 사망할 때까지 매달 91만원의 연금을 받게 됐고 퇴직금 8000만원도 받았다.

최근에는 경남 거제도 대양호 사고로 김종안 선원이 실종되자 54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사망금과 보험금 3억원 가량을 수령하려 하기도 했다. 김 선원의 친누나는 언론을 통해 "동생이 사고난 이후 보상금 서류만 준비한 사람"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인 상속인이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 행위를 했거나 ▲그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피상속인에 대한 상속권이 상실된다. 피상속인의 유언이 있거나 공동상속인이 청구할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상속권 사실을 선고할 수 있다.

구하라법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상당 부분 논의가 진척됐음에도 지난 5월 본회의에서 여야 이견으로 결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