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올해 200만대의 해외 판매 실적을 돌파하게 된 배경으로 아세안과 아프리카 시장이 지목된다. 중국 자동차제조업체 BAIC의 차량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엘리자베스 항구에 도착한 모습. /사진=로이터 통신
현대자동차그룹과 중국 자동차업체의 차기 격전지로 아프리카가 지목된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14억명의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과 성장 가능성을 가진 아프리카를 '글로벌 블루오션' 요충지로 낙점했다. 중국차업체들이 아프리카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만큼 현대차와 중국차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5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의 올해 1~10월 해외 누적 판매량은 216만대로 집계됐다. 해외판매 집계를 시작한 2019년 대비 1036% 성장한 수치다. 아프리카, 아세안 등 개발도상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실적상승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자동차의 해외판매 비중은 아프리카 지역 38.5%, 유럽 28.3% 아세안 19.3% 브라질 3.9% 등으로 추산된다.

2010년대까지 아프리카 시장은 구매력이 낮고 생산 인프라가 부족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후발주자인 중국차업체들이 아프리카를 주요 공략지로 선점한 이유다. 중국차업체들은 이집트, 케냐, 튀니지 등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판매전략을 실행했다. 더불어 KD(반제품 조립) 공급 방식에서 현지 생산, 해외 인수·합병(M&A)까지 전략을 확장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2020년대 이후 미중 갈등,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아프리카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떠오르는 신흥시장이 됐다. 인구의 60% 이상이 25세 미만으로 경제의 역동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다. 시장과 별개로 코발트, 망간 등 자동차 제작에 필요한 천연자원들이 풍부하다. 아세안 지역과 함께 지정학적·경제적 전략 요충지 '글로벌 사우스' 권역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아프리카 승용차 시장은 올해 269억달러(한화 37조9774억원)로 연평균 58.47% 성장해 2029년에 2689억달러(한화 379조57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로 팔리는 차량은 내연기관 SUV로 평균 단가(판매량 가중)가 4087만원이다. 현재까지 시장 내 점유율을 파악할 수 있는 특정 브랜드가 없어 '주인없는 시장'으로 불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인도법인을 거점으로 아프리카 시장 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지는 등 적극적인 아프리카 시장 개척 의지를 드러냈다. 인도, 인도네시아 공장과 더불어 아세안-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연결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 7월 현대차는 알제리 경제 부처 관료들과 만나 완성차 공장 설립의사를 밝혔다. 북아프리카 지역은 자동차 배터리 생산 등 필요한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사하라 이남 지역 대비 높은 구매력 갖췄다. 유라그룹 등 현대차의 1차 협력사들 또한 인접국가에 다수 진출해 있어 부품 공급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의 자동차업체 '그레이트월 모터스'는 이집트와 손잡고 수에즈 운하 경제수역 내에서 자동차 및 예비 부품 생산 프로젝트 시작했다.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특별 투자 인센티브 등을 포함해 전폭 지원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